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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포스팅서 드러난 FA 거품 현주소


입력 2014.11.25 08:49 수정 2014.11.25 09: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근 특급 FA들의 과도한 몸값 상승 '거품론'

포스팅 도전한 김광현-양현종 냉정한 평가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 최정-안지만-윤성환-장원준. ⓒ SK/삼성/롯데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 최정-안지만-윤성환-장원준. ⓒ SK/삼성/롯데

역대 최대 규모의 FA 시장이 열렸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9일 2015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1명 중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9명의 선수를 공시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역대 최초 100억원대 계약이 점쳐지는 SK 최정(원 소속팀 기준)을 비롯해 김강민, 삼성 안지만, 윤성환, 롯데 장원준, LG 박용택 등 특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권혁, 조동찬, 배영수, 나주환, 조동화, 김사율, 송은범 등도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준척급으로 분류된다.

지난 20일(목)부터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성사된 계약은 제로다. 이들 FA들은 26일(수)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다면 다음 날인 27일(목)부터 12월 3일(수)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과 계약할 권리를 얻게 된다.

이 기간까지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12월 4일(목)부터 내년 1월 15일(목)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내년 1월 15일까지 계약 체결을 못할 경우에는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다.

FA 협상을 벌일 때 흔히 흘러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선수의 과거 경력 인정 여부다.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목소리를 높일 만한 부분이고 구단들도 이를 용인해주는 분위기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현상 중 하나다.

물론 선수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FA 자격을 얻으려면 최소 9년(대졸 8년)을 뛰어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28세는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군복무까지 해결하고 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정점에서 한풀 꺾인 30대 초중반에 첫 FA를 맞이한다. 따라서 FA 계약은 그동안의 보상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FA 시장은 대어급들의 과도한 몸값 상승 현상이 나타나며 ‘FA 거품’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계약금 포함 연평균 10억원 이상의 연봉은 흔한 일이 됐으며 올 시즌 롯데 강민호가 4년간 75억원에 계약해 정점을 내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의 포스팅 액수다.

한때 류현진의 라이벌로 통했던 김광현은 고작 2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와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바로 2년 전 류현진의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280억원)에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양현종 역시 김광현 액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광현과 양현종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스카우트들로부터 전달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객관적인 몸값을 내렸다. 이들이 과거에 이뤘던 경력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히 현재의 기량과 몸 상태, 그리고 빅리그에서 통할지의 여부만을 판단했다. 그것이 류현진과 몸값이 엇갈린 결정적 이유였다.

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FA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의 팀 동료였던 특급 타자 핸리 라미레즈는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성실한 자세와 잦은 부상, 그리고 수비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결국 같은 나이에 FA 시장에 나왔던 추신수가 꾸준함을 앞세워 7년 계약을 보장받은 반면, 라미레즈는 5년에 그치고 말았다.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매년 언급되는 사항이다. FA 자격 연수를 줄이자는 목소리부터 등급별 FA, FA전 장기계약,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폐지 등 미국과 일본에서 시행 중인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해볼만하다.

지금의 FA 제도는 분명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선수들의 연봉 격차, FA 먹튀 등 우려가 매년 현실이 되는 실정이다. FA 계약은 신인 계약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KBO와 각 구단들은 보다 열린 마음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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