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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초 TKO' 최두호, 코리안 좀비의 큰길 걷나


입력 2014.11.24 10:56 수정 2014.11.24 11:0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강렬한 임팩트로 데뷔전 승리로 장식

타고난 싸움꾼으로 생존 이상의 성과 기대

최두호가 정찬성이 걸었던 큰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 슈퍼보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UFC 최두호가 정찬성이 걸었던 큰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 슈퍼보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UFC

‘슈퍼보이’ 최두호(23)가 UFC 데뷔전을 화끈한 TKO승으로 장식했다.

최두호는 2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프랭크 어윈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57’ 페더급 매치에서 후안 푸이그(25·멕시코)를 1라운드 TKO로 꺾고 압승했다.

경기 전부터 최두호의 우세를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없었다. 1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린 지 18초 만에 최두호는 푸이그가 왼손 잽을 날리는 틈을 노려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를 꽂아 쓰러뜨린 뒤 무자비한 파운딩을 퍼부었다. 보다 못한 심판은 최두호를 말리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최두호는 UFC 입성 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이전까지의 우수한 통산전적(11승1패)은 물론 두 번의 판정성을 제외하고 모두 넉아웃 혹은 서브미션으로 승리하는 등 파이팅 스타일 자체가 화끈했기 때문. 경기를 앞두고도 긴장하는 기색이 적어 ‘타고난 싸움꾼’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매우 공격적인 성향의 최두호는 스탠딩-그라운드에서 모두 상대를 부술 수 있는 무기를 장착했다. 질풍 같은 스피드와 강펀치로 웬만해서는 타격전에서 밀리는 경우가 없으며 그래플링 공방전 때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본종합격투기 단체 ´딥(DEEP)´에서 뛰던 시절 빅네임으로 꼽혔던 ‘작은 탱크’ 이시다 미츠히로의 태클을 손쉽게 막아내고 니킥에 이은 펀치연타로 손쉬운 승리를 따내는 등 이미 동양권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수년 전부터 시기가 문제일 뿐, UFC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데뷔전이 늦어지긴 했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으며 UFC내 코리안 돌풍의 터보엔진으로 기대를 모으게 됐다.

팬들의 관심사는 병역 의무로 인해 빠진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UFC 페더급 빈자리를 최두호가 메울 수 있느냐다. 정찬성은 단순히 페더급에서 생존에 성공한 선수가 아니다. 그가 남긴 족적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출신 선수 통틀어 손가락에 꼽힐 만큼 대단하다.

레오나르도 가르시아전에서 '트위스터(Twister)'라는 희귀한 기술을 성공시키며 세계 격투 팬들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을 비롯해 챔피언 결정전까지 치른 강호 마크 호미닉을 7초 만에 KO로 눕혔다. 체급내 최고 기대주 중 한명인 더스틴 포이리에를 맞아서는 타격-그래플링 등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며 서브미션 승을 거두며 검증도 마쳤다.

여세를 몰아 국내선수로는 처음으로 조제 알도(27·브라질)와 페더급 타이틀매치까지 벌였다. 비록 경기 중 어깨를 다쳐 4라운드 TKO패 했지만, 시종일관 과감하게 정면승부를 펼쳤다. 불의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막판 어떤 반전이 일어났을지 모를 일이었다.

때문에 최두호가 정찬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웬만큼 잘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크고 작은 무대에서 보여줬던 강력함을 UFC에서도 그대로 재현해야만 후계자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데뷔전 임팩트는 정찬성 못지않았던 만큼, 기세만 잃지 않는다면 체급내 다크호크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두호는 분명 강하다. 하지만 UFC 페더급은 어마어마한 강자들의 집합소다. 랭킹 10위권의 검증된 강자들은 물론 경량급 특성상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괴수급 파이터들도 득시글하다. 특히, 챔피언 알도를 필두로 채드 멘데스(29·미국), 프랭크 에드가(33·미국)의 이른바 ‘빅3’는 페더급 모든 선수들에게 ‘통곡의 벽’으로 꼽히고 있다.

전 체급 통틀어 가장 강력한 챔피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도는 물론 언제든지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멘데스-에드가 라인은 당분간 철옹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이제 갓 데뷔전 치른 최두호 입장에서는 ‘빅3’가 문제가 아니다.

컵 스완슨, 리카르도 라마스, 코너 맥그리거, 더스틴 포이리에, 데니스 버뮤데즈, 데니스 시버, 닉 렌츠, 제레미 스티븐스, 클레이 구이다, 대런 엘킨스, 찰스 올리베이라, 맥스 홀로웨이 등 이름값과 기량에서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다. 최두호로서는 한 걸음 한 걸음 눈앞의 상대들을 제치고 전진해야만 상위권 강자들과의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다.

최두호가 정찬성이 걸었던 큰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 슈퍼보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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