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실수로...우정총국 소화가스 방출 관람객 6명 기절

소화설비 조작으로 하론가스 50㎏ 방출…산소 농도 떨어져 6명 일시 실신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사업본부 우정총국에서 화재진압용 하론가스가 분출돼 일부 관람객이 순간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 및 소방서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의 실수로 우정총국 내 소방시설이 잘못 작동돼 관람객 6명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서울 종로소방서와 우정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1분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우정사업본부 우정총국 내에서 전시물을 관람하던 한 어린이가 소화설비를 잘못 작동시켰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직원은 “교사 한 명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4∼5명을 인솔하고 있었는데, 이 중 한 어린이가 출입구 옆 소화설비를 실수로 작동시켰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조작으로 소화설비가 작동되면서 상단 방출구에서 하론가스 50㎏이 166㎡(50평) 남짓한 실내로 일시에 방출됐다.

투명한 액체 상태로 보관되는 하론가스는 방출 시 급속히 기화해 산소 농도를 낮춰 불을 끄는 작용을 하지만, 실내에서는 질식사 우려가 있고 일부 종류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직원 1명과 관람객 10여명이 있었다. 이중 6명은 현장을 빠져나가던 중 출입구 주변에서 산소 결핍 증세로 순간 기절했으나 곧 의식을 되찾고 자체 대피했다.

한편, 우정총국은 조선말인 1884년 초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적 우편업무를 실시하기 위해 설치됐으나, 같은 해 말 개화파가 우정국 개설축하연을 기회로 갑신정변을 일으키면서 폐쇄된 중요한 문화재다.

현재 우정총국은 구한말 우표 등 우정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