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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김광현 포스팅서 드러난 ‘류현진 위엄’


입력 2014.11.23 07:02 수정 2014.11.24 09:3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김광현 200만 달러 이어 양현종도 기대 이하 액수

꾸준한 특급 류현진, 애당초 ML급 투수 평가 받아

결국 류현진은 윤석민-김광현-양현종과 '급'이 다른 투수였다. ⓒ 한화/KIA/SK 결국 류현진은 윤석민-김광현-양현종과 '급'이 다른 투수였다. ⓒ 한화/KIA/SK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양현종(26·KIA)의 포스팅액이 기대를 밑돈 것으로 전해지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양현종의 최고 응찰액을 통보했고, 금액은 곧바로 KIA 구단에 전해졌다.

아직 KIA 구단은 액수와 수용 여부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지만, 포스팅 액수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적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팅 수용 여부에 대한 마감 시한은 28일 오전 7시. 따라서 구단과 선수 측은 23일 만나 수용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프로야구 입장에서 메이저리그는 손에 닿기 힘든 미지의 세계였다. 2000년대 초중반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던 임창용과 진필중이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지만 턱없이 낮은 금액이 나왔고, 유일한 성공사례였던 101달러의 최향남이 세인트루이스 입단했지만 빅리그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와 팬들 역시 한국 야구의 수준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더블A 사이로 자평하는 기류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과거 박찬호와 김병현, 김선우, 서재응 등이 메이저리그서 활약했지만 이들 모두 마이너리그를 거친 유망주들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도 어려웠다.

2012시즌이 끝나고 ‘괴물 투수’로 불린 류현진이 포스팅에 도전했다. ‘1천만 달러 이상은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제 아무리 류현진이라도 메이저리그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단독 협상권은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280억원)를 적어낸 LA 다저스에게 돌아갔다. 포스팅 시스템 역사상 다르빗슈 유(5170만 달러)-마쓰자카 다이스케(5110만 달러)-이가와 게이(26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네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다저스가 류현진에 안긴 계약 규모 역시 입이 떡 벌어질만한 수준이었다. 류현진은 계약기간 6년에 연봉 총액 36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입단 후 5년 뒤에는 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 조항과 매년 투구 이닝에 따른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옵션, 그리고 협상 막판 류현진이 이끌어낸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쥐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해 14승을 따내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꾸준한 활약이 그의 최대 덕목이었으며 포스트시즌서 제 몫을 다하는 모습에 오히려 지급 연봉이 부족해 보일 정도였다. 류현진으로 인해 한국 야구의 위상은 높아졌고, 큰 꿈을 품고 있던 많은 선수들이 그의 길을 좇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두 번째 주자였던 윤석민(트리플A 노포크)은 볼티모어와 3년간 557만 5000달러(약 59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보장액보다 750만 달러(약 80억원)의 옵션이 눈에 띄는 계약이었다. 윤석민에 대한 확고한 믿음보다는 혹시 모를 부진 또는 부상에 대한 염려 의도가 엿보였다.

결국 윤석민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는데 실패했다. 확연하게 떨어진 그의 구속은 트리플A 타자들을 이겨내는데도 역부족이었다. 빅리그 등판 횟수에 따라 최대 125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던 옵션도 백지화되고 말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에 나선 김광현과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김광현은 200만 달러, 양현종은 밑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테이블을 차려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윤석민 이상의 연봉 규모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광현과 윤석민은 국내에서 류현진의 라이벌로 통한 선수들이다. 동시대에서 자웅을 겨뤘던 이들은 모두 MVP를 차지한 경험이 있고,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늘 비교에 시달렸다. 물론 넘버원의 자리는 언제나 류현진의 몫이었다.

류현진이 김광현과 윤석민, 더 나아가 양현종과 다른 대접을 받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데뷔 후 꾸준하게 특급 성적을 찍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질의 다양성과 구위, 체력 등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판단한 객관적인 지표 역시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은 류현진이다.

그렇다고 김광현과 윤석민, 양현종이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들 모두 메이저리그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는 계약 또는 포스팅 액수로 나타났다. 단지 류현진이 한화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그릇일 뿐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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