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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호 본격 출항…'권토중래' 이사회 승선할까?


입력 2014.11.21 15:24 수정 2014.11.21 15:41        이충재 기자

취임식서 "비은행계열 보강하기 위해 LIG손보 인수 지속적 추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회장추진위원회와의 심층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회장추진위원회와의 심층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KB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등 산적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관심은 윤 회장의 선임과 함께 KB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는 이사진의 거취문제다. 전날 이경재 이사회의장의 사퇴로 다른 8명의 사외이사들의 거취표명 여부에 따라 윤종규체제의 향배가 갈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들의 책임론을 두고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이사진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주주총회 단독 안건인 신임 회장 후보 승인건을 처리하는데 2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김 소장은 주주발언을 요청한 뒤 “‘KB사태’ 근본원인이었던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는 국민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업이었는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주 이사회가 보고나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이사회 책임론’을 정면 제기했다.

김 소장은 이어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갈등이 극심해진 지난 5월 이후에도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역할을 못 했다”며 “사외이사들이 지난 수개월간 KB사태를 놓고 어떤 조치를 취했으며 신임 회장을 어떻게 뽑았는지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KB사태 역할 없어" VS "권토중래 기회달라"

이에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사들이 더 잘했으면 KB사태 등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사들의 경험이나 덕목 등 모든 면에서 대중으로부터 질타 받을 분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이사는 이어 “이사들이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며 “새 회장을 모시고 주주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가 같이 한 번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기회를 만들도록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사진이 이날 주주총회에서 책임론이 제기됐음에도 ‘재기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만큼, 윤 회장이 경영일선에 연착륙을 하는 동안 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를 이끌어온 이 의장의 사퇴로 책임론의 무게를 덜어냈다는 게 이사진들의 판단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 의장의 사퇴로 윤 회장의 ‘KB지배구조 개선’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사외이사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로 드러나고 있진 않지만, ‘윤종규표 개혁’으로 불릴만큼 소리 없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여기엔 “윤 회장이 새 이사진과 시작할 수 있도록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윤종규 "LIG손보 인수에 강한 의지 갖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의 취임과 함께 또 다른 관심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사안이었다.

윤 회장은 “이사회와 전임 경영진이 추진해 온 LIG 손해보험 인수 사안을 철회할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LIG손보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은행부문을 잘 다듬어서 리딩뱅크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KB금융이 비은행부문에서 약하다고 하는데 고령화·저출산을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LIG손보 인수 중요성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LIG손보의 일반보험·자동차보험 등에 대한 고객망이 타 보험사에 비해 좋다”며 “최근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를 넘어가면서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부분도 커졌고, 어떻게든 LIG손보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장 윤 회장이 신제윤 금융위원장과의 만남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융위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 조건으로 이사회개편 등 지배구조개선을 내세우며 압박해 왔다.

아울러 윤 회장은 국민은행장을 겸직하는 문제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체제에서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KB금융을 리딩뱅크로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행장을 겸직했고, 지주와 은행 간 갈등 해소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후계자를 승계하는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KB금융의 책임 일선에 서는 지주와 은행의 모든 일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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