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문희상 "시도 때도 없이 대통령과 만나면 격 떨어져"


입력 2014.11.20 14:24 수정 2014.11.20 14:40        조성완 기자

청와대 회동 요청 거절 이유 "지금은 청와대의 교시를 받을 때가 아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희상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청와대의 회동 요청을 거절한 것과 관련, “시도 때도 없이 대통령과 자주 만나면 대통령 격도 떨어지고 야당 대표 격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자주 대통령을 만난다고 좋은 게 아니다. 지금은 한 마디로 때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꼭 필요할 때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만나고, 만나면 일이 하나 해결돼야 한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에서 회동 요청이 왔는데 거절했다고 말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범위를 넘지 않았고 끝까지 지켰다”면서 “그런데 청와대 쪽에서 얘기가 나오니 국면이 이상하게 됐다. 자기들끼리만 만나기로 했다고 하면 모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회동 제안’에 대해 함구했음에도 청와대 측에서 회동 불참을 두고 ‘야당의 거절’이라는 취지로 설명한데 대한 불쾌함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문 비대위원장은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전화가 와서 먼저 ‘아젠다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순방결과 보고와 정국 현안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순방보고는 의례적인 것이라 있을 수 있으나, 현안에 관해서는 사전 조율한 아젠다의 확실한 합의가 있어야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야가 아젠다 없이 사진 찍고 밥 먹는 세레머니식의 만남을 하는 것은 별로 큰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것은 내 소신”이라며 “이전 비대위원장 시절에도 내가 여러 번 거절했다. 아젠다 설정이 안됐는데 만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회동을 거절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연말 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각종 상임위별, 원내대표단별, 수석끼리 자주 만나서 조율할 때인데, 느닷없이 청와대에 가면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꼼짝 못하게 되면 결코 연말국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가 다 끝나면 그때 뵙자고 했다”며 “거절이라기보다는 일시와 장소, 아젠다를 조정하자는 정도이다. 야당 대표가 무슨 대통령이 만나자는 제안을 거부하겠는가. 거부라는 말은 아니고 조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여야가 청와대의 말씀을 들을 때가 아니다. 교시를 받을 때가 아니다”면서 “여야가 정말 있는 힘을 다해 내년도 예산안, 첨예한 법안들이 많기 때문에 이것들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가 꽉 막히면 대통령과 풀 수 있다. 그럴 때만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성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