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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대차서비스…수입차 오너의 한숨


입력 2014.11.20 16:11 수정 2014.11.20 16:49        김영민 기자

[심층진단]수입차 100만 시대 'A/S 어디까지 왔나'…③허울뿐인 수입차 '대차서비스'

본사는 대차서비스 가이드라인만 제시…센터 대차 차량 부족으로 제구실 못해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승용차에다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까지 포함하면 이미 지난 6월 말 100만대가 돌파했고, 승용차는 지난 8월 100만대가 넘어섰다. 수입차 100만대 돌파는 지난 1987년 자동차 시장 개방 이후 27년만이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급증해 100만 시대가 열렸지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오히려 서비스 인프라가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 수입차 애프터서비스(A/S)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차 100만 시대를 맞아 수입차 A/S 개선을 위한 구조적 문제와 대안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데일리안

[심층진단]수입차 100만 시대 'A/S 어디까지 왔나'
1) "팔고나면 끝"…A/S로 먹고사는 수입차
2) 배 탄 뒤 첫 A/S 'PDI센터의 불편한 진실'
3) '오락가락' '대차서비스'…수입차 오너의 한숨
4) "수입차도 A/S가 경쟁력"…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
5) 전문가 진단, 수입차 A/S 개선 방안
#지난해 벤츠 c220를 구입한 최모(34)씨는 최근 운행 중 기어박스에서 턱턱 소리가 나서 서비스 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점검 후 하루 정도 차량을 맡겨야 이상 및 수리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해 차량을 두고 돌아왔다. 다음날 센터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틀 정도 더 시간이 소요된다고 해 대차서비스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폭스바겐 티구안 소유주인 박모(36)씨는 냉간시 엔진룸에서 쇠를 치는 소리가 나서 센터를 방문했다. 점검 결과 플라이휠 문제라는 판정을 받고 교체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무상보증 기간이라서 비용은 들지 않지만 작업시간이 오래걸려 차를 하루 이상 맡겨야 하기에 대차서비스를 요청했으나 차량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차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갈아탄 이후 종종 겪는 일이다.

대차서비스란 무상보증기간 내에 차량 자제의 결함이 발생해 하루(24시간) 이상 수리를 요할 경우 고객 편의를 위해 수리기간 동안 대체 차량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최씨는 "수입차를 타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이 대차서비스였다"며 "차량 자체의 결함임에도 불구하고 수일이 걸리는 수리기간 동안 대차서비스를 해주지 않아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규정은 있는데…딜러사 맘대로 "그때 그때 달라요"

주요 수입차 업체 중 대차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BMW코리아, 벤츠코리아, 아우디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한국닛산 등 5개에 불과했다. 토요타, 포드, 볼보, 푸조, 혼다 등 아예 대차서비스 규정이 없는 곳도 있다.

특히, 대차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 중에서도 규정(방침)은 있으나 실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딜러사의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 대차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딜러사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원화 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도 "대차서비스 제공 주체가 딜러사이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규제나 관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우리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정한 대차섭스 가이드라인을 한국실정에 맞게 수정해 딜러사들에게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은 딜러 소관"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대차서비스 규정은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딜러사 마다 보유한 차량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딜러사에 따라 대차서비스 방침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닛산의 경우 무상기간 동안 수리기간이 3일 이상 소요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차서비스를 제공한다.

◇딜러사 "대차 차량 부족, 본사 지원 필요"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대차서비스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이유는 딜러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에서 대차서비스용 차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본사에는 대차서비스에 대한 규정만 제시할 뿐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어 서비스센터에서 차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충분한 대차 차량을 확보하지 못해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다양한 모델별로 대차 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딜러사에게 큰 부담"이라며 "수입차 업체들이 대차 서비스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본사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수리를 받더라도 대차서비스를 받는 고객과 받지 못하는 고객이 생기면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벤츠 소유주인 최씨의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대차서비스를 거부 당한 후 인터넷 동호회에서 같은 수리건으로 대차서비스를 받았다는 글을 보고 서비스센터에 가서 직접 따졌다. 그제야 서비스센터에서는 차량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며 대차 서비스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딜러사에서 직접 대차를 구입해 확보하기 힘들 경우 렌터카 서비스를 활용해 대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보유한 차량이 부족할 경우 렌터카 서비스를 통해 대차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렌터카 서비스는 물론 본사의 차량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차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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