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본사는 팔고나면 끝"…A/S로 먹고사는 수입차


입력 2014.11.17 14:04 수정 2014.11.20 16:50        김영민 기자

[심층진단]수입차 100만 시대 'A/S 어디까지 왔나'…①수입차 A/S의 구조적 문제점

수입차 딜러들, A/S 수익에 의지…본사·딜러와 부품값 마진 공유 등도 문제

국내에서 수입차가 등록대수 100만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승용차에다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까지 포함하면 이미 지난 6월 말 100만대가 돌파했고, 승용차는 지난 8월 100만대가 넘어섰다. 지난 1987년 자동차 시장 개방 이후 27년만이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급증해 100만 시대가 열렸지만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오히려 서비스 인프라가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 수입차 A/S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차 100만 시대를 맞아 수입차 A/S 개선을 위한 구조적 문제와 대안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데일리안

[심층진단]수입차 100만 시대 'A/S 어디까지 왔나'
1) "팔고나면 끝"…A/S로 먹고사는 수입차
2) 배 탄 뒤 첫 A/S 'PDI센터의 불편한 진실'
3) '오락가락' '대차서비스'…수입차 오너의 한숨
4) "수입차도 A/S가 경쟁력"…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
5) 전문가 진단, 수입차 A/S 개선 방안
"팔리는 만큼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지만 수입차 A/S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투자'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다."

한 수입차 딜러사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본사는 단순 임포터(수입업자) 역할만하고 판매와 A/S는 딜러가 담당하는 구조여서 딜러사들이 적극적으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내기'만 급급한 수입차 A/S 투자는 뒷전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량이 매년 15~20% 정도 성장하고 있는 반면 A/S 인프라는 소폭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는 판매량 만큼 A/S가 뒷받침을 하지 못하다보니 예전보다 대기시간이 더 길어지고 서비스 품질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딜러사들이 A/S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본사의 지원 없이 A/S센터를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다보니 '수익'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판매 마진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A/S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A/S 가격은 높게 책정하고 A/S 투자는 크게 늘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딜러사가 A/S 센터를 확충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인데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서울의 경우 도심 요지에 A/S센터가 있기 때문에 센터 확장이 힘들어 워크베이(작업대) 하나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수입차 부품값이 비싼 이유도 본사와 딜러사가 마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부품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본사에서 수입해 딜러사에 공급하는데, 수입하는 본사와 판매하는 딜러가 모두 마진이 남도록 가격을 책정해 그만큼 현지에 비해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부품을 수입하면 여기에 마진을 붙여 딜러사에 공급하고 딜러도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부품값이 비싸지게 된다"며 "따라서 일부 소비자는 해외에서 직접 부품을 구입해 정식 센터가 아닌 사설 업체에서 정비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단, 이 경우 정식 A/S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문제가 생기면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처럼 사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A/S 네트워크 확장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우선 본사에서는 정비 매뉴얼이나 부품을 사설업체와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엔진, 미션 등 핵심 부품의 경우 사설 업체에서도 아예 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차량 진단장치가 고가인 점도 사설 업체를 통한 수입차 A/S 네트워크 확충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설 업체에서 정식 A/S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데 수입차들이 국내 완성차와 구조 및 설계가 다르다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따라서 경정비 수준에서만 제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S 인력 전문성 부족…명장 찾아나서는 고객들

"A지점의 명장을 찾아가라." 인터넷 수입차 동호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다. 지점별로 A/S 수준 차이가 나다보니 인터넷 카페를 통해 A/S 센터 자체는 물론 정비기사에 대한 평가도 종종 올라온다.

따라서 한 지점에서 수리를 받은 후기에 따라 해당 지점으로 차량이 몰리는 경우도 있다. 또 해당 브랜드의 정비 경력이 많은 정비사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정보 공유도 적지 않게 이뤄진다.

결국 수입차 A/S 센터 정비사들의 전문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A/S 센터를 운영하는 딜러사들이 직접 정비 인력을 채용한다. 본사에서는 일부 교육 지원은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관여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정비 협력만하는 구조다.

독일 수입차 한 딜러사 관계자는 "일부 인력은 독일 현지 본사에서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격증만 있으면 채용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실습을 통한 교육만 이뤄지고 있다"며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숙련되지 않은 정비사가 수리를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비 문제로 본사와 딜러사간 갈등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정비 교육만이라도 본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영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