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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포기 거부하는 보수혁신위, 될 턱이 있나


입력 2014.11.07 10:40 수정 2014.11.07 10:44        조성완 기자

<기자수첩>혁신위내 현역 의원들 반대에 존재가치 유명무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지난 9월 29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지난 9월 29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출범 이후 다양한 혁신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보수혁신위 내 현역 국회의원들이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가진 특권 내려놓기를 거부한 것이다.

특히 당 지도부에서조차 이같은 혁신안에 연이어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김무성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보수혁신위의 존재 가치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수혁신위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임 금지를 골자로 하는 국회의원 겸직금지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 당초 보수혁신위는 국무위원 겸임 금지를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국무위원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보수혁신위원은 4일 ‘데일리안’과 만나 “외부위원들은 ‘국무위원에 임명될 경우 지역구 등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국무위원 겸임 금지를 반대했지만 결국 현역 의원들의 반대에 가로막혔다”고 설명했다.

해당 위원에 따르면 당시 현역 의원들은 “국무위원에 임명되는 순간 지역에서는 자랑거리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에서 더 원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고, 결국 외부위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같은 달 30일 한 강연회에서 “토론을 해보니 국회의원들은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자꾸 다른 것을 하고 싶어한다”며 “100가지를 쥔 사람이 1가지를 더 쥐려고 국민들의 소리는 안 들리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또 “현직 의원들과 (국회의원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이 완전 반으로 나눠진다”며 “현직 의원들은 자기들의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 부분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많이 설명하는데 알아듣지 못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지위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장관직에 군침을 흘리는 현역의원들의 욕심에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수혁신위의 혁신안을 지지해야 할 당 지도부에서조차 자신의 특권을 내려놓는 일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혁신위는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 및 회기 중 영장 실질심사 자진 출석이라는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된 지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가결되도록 하는 방안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김 대표가 평소 “내 임기 중에 절대 방탄국회는 없다”고 주장한 것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지만 어김없이 당 지도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위헌 소지가 있는 과잉입법”이라며 보수혁신위가 제시한 혁신안 3가지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의사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크게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식으로 반박해 양측간 논쟁이 벌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중국 방문 도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혁신을 하고 그 다음에 자기 성찰을 통한 희생, 성찰을 통해서 공직을 바로 잡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며 “살을 깎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소속 의원들은 여전히 ‘뼈를 깎는 혁신’을 거부하는 모양새다. 특히 혁신을 주도해야 할 혁신위원과 이를 뒷받침하고 지지해야 할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혁신안에 반발하면서 김 대표도 머쓱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스로를 혁신할 각오도 없으면서 ‘보수혁신’을 외치는 것은 누가 봐도 콧방귀를 뀔 수밖에 없다. 진정 보수혁신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본인들이 앞장서서 특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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