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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화난 롯데 팬들 “이종운 감독 선임이면 끝?”


입력 2014.10.31 15:42 수정 2014.11.01 10: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31일 주루코치 이종운 신임 감독 선임..3년 총액 8억 원

일련의 사태에 대한 프런트 책임 없고 감독 선임으로 덮기?

롯데 팬들은 더욱 더 화가 났다. 이종운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 팬들은 더욱 더 화가 났다. 이종운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 롯데 자이언츠

심각한 내홍에 빠졌던 롯데 자이언츠가 이종운(48) 전 주루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31일 "신임 감독에 이종운 1루 주루코치를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8억 원(계약금, 연봉 각 2억 원)이다.

경남고-동아대를 졸업하고 1989년 2차 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이종운 감독은 1997년까지 롯데 유니폼만 입고 뛰다 1998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한 시즌만 치르고 은퇴했다. 통산 10시즌 타율 0.272(2132타수 580안타)에 9홈런 212타점 98도루를 기록했다.

1998년 지바 롯데 마린즈에 코치 연수를 다녀온 뒤 2000~2001년 롯데 코치로 활약했다. 이후 고교 야구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남고 감독을 거쳐 2007년 아시아청소년 대표팀, 2008년 세계청소년 대표팀도 이끌었다. 롯데에는 올 시즌 중반 1군 주루코치로 복귀했다.

결국, 롯데의 선택은 내부 승격이었다. 김시진 전 감독이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시즌 만에 물러난 뒤 구단과 선수단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일단 소통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종운 감독이 들어섰다.

평소 선수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편이고, 경기 중에도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다소 의외의 인선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던 롯데의 차기 사령탑으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롯데 구단은 "이종운 감독은 소통을 잘하는 외유내강형 스타일"이라며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선수들의 성향 및 팀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고,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를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롯데 팬들은 더욱 더 화가 났다. 이종운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롯데 구단이 지금까지 불거진 문제를 신임 감독 선임이라는 카드를 통해 모두 덮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사실 4강팀들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는 동안 롯데 구단은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선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그 와중에 구단 프런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김시진 전 감독과 권두조 전 수석코치의 불편한 동거, 그리고 롯데 숙소 CCTV 감시 사건과 권두조 코치의 사퇴. 이후 시즌 말 김시진 감독의 사퇴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 속에서도 프런트와의 마찰은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이와 같은 현실에 직면한 팬들은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일부 팬들이 1인 시위 등을 통해 ‘프런트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상당수 팬들이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롯데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팬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새로운 감독이 선임됐지만 결국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팬들이 원한 것은 새로운 감독 선임이 아니다. 현 사태를 야기한 프런트가 책임을 지고 그에 대한 후속조치가 나오길 바랐다. 단장과 사장 선에서 불가능하다면 구단주가 직접 나서서라도 확실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그에게 모든 책임을 맡기는 것이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이종운 감독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만도 벅찬데 지금은 프런트와 팬들의 눈치도 함께 봐야 한다.

롯데의 감독 선임 소식이 전해진 후 롯데를 응원하는 한 커뮤니티에는 “팬들이 원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런트,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키워 줄 수 있는 코치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모든 야구팬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이미 롯데 프런트는 팬들의 신뢰를 잃었고, 신임 감독 선임으로 해결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롯데 구단의 대응책은 무엇보다도 ‘팬들의 마음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됐어야 했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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