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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직격탄…이대로 보내라면 아깝다


입력 2014.10.31 16:07 수정 2014.11.01 01:15        데일리안 연예 = 이충민 객원기자

기미가요 논란 직격탄 맞고 폐지론까지 대두

세계인 보편적 정서 담아 호평, 진한 아쉬움

JTBC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JTBC 방송 캡처) JTBC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JTBC 방송 캡처)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그간 일본의 현실을 냉정하게 꼬집어왔다.

중국 대표 장위안은 ‘비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정책이 문제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일본대표 다케다 히로미츠도 “일본인은 평균적으로 부정적이다”며 “컵에 물이 반(1/2)이나 차 있음에도 다수의 일본인은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 루사나 또한 “일본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감정표현 없는 일본이 무섭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기미가요 논란이 터졌다.

‘비정상회담’은 최근 일본 출연자 등장화면에서 기미가요를 배경음으로 사용, 물의를 일으켰다. 의외였다. 지금까지 ‘비정상회담’이 걸어온 길을 역행했기 때문이다. 국민은 분노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JTBC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31일 관련자를 중징계하기로 결정했다.

JTBC는 “일본대표 등장 시 기미가요를 사용해 국민 정서를 해치고, 시청자 여러분을 불편하게 해드렸다. 깊이 반성하고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며 책임 프로듀서 겸 연출자를 경질했다. 이어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채택한 ‘프리랜서 음악감독’에 대해서도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업무계약 파기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비정상회담’은 그동안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정서를 섬세하게 다뤘다. 가족·문화·정치·사회·스포츠를 막론하고 폭넓은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11개국 출연자들의 격론, 솔직하고 진실한 열변에 많은 시청자가 웃고 울었다.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의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즐겨라(매사 열정을 불태우라)”는 명언은 한국 젊은이에게 훌륭한 자극이 됐다. 또 호주로 떠나는 다니엘 스눅스에게 “언제 어디서든 너의 편이 돼 줄게”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에네스 카야는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현장을 방문, 유가족들에게 터키 전통음식 케밥을 나눠준 바 있다. 에네스는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면서 “형제의 나라 한국 기운 내세요”라고 위로했다.

에네스는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터키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다른 멤버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 몬디와 프랑스 로빈 데이아나는 이미 자국 유명 브랜드 CF도 찍었다.

‘비정상회담’에서 “프랑스는 왜 직지심체요절을 한국에 돌려주지 않느냐?”고 말한 미국대표 타일러 라쉬(26·서울대 정치외교 석사과정)도 요즘 바쁘다. 한국어 교실을 설립 중인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버몬트주 미들버리대, 플로리다 주립대에 한국어 교제를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타일러 라쉬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1443년에 맞춰 1443권의 한국어 교제를 모았다”며 “미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때 교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사람들이 기증한 책들이 미국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는 한국 남성들이 장인·장모에게 사랑받는 비결(처세술)을 알려준 바 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알베르토는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간 당시 장인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4명의 내 딸 중 누가 가장 이쁘냐”고 물었고 알베르토는 “장모님이 가장 아름다우십니다”라고 말했다.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11개국 대표는 모두 열린 사고를 지녔다. 이런 멤버들을 계속 볼 수 없다면 아쉽다. 기미가요 논란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비정상회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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