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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빠진 식음료업계…'보기 좋은 음료가 맛있다'


입력 2014.10.25 12:36 수정 2014.10.26 12:32        조소영 기자

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엔제리너스 등 '디자인 경영' 앞장

업계 "브랜드 이미지 제고하는 데 디자인 강화 도움" 입 모아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페타노지오반노니와 협업해 '파리지앵' 테이크아웃 컵을 탄생시켰다. ⓒSPC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페타노지오반노니와 협업해 '파리지앵' 테이크아웃 컵을 탄생시켰다. ⓒSPC

던킨도너츠에서는 '던킨 커피를 마시는 32개국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디자인된 '킨컵(KIN-CUP)'을 만나볼 수 있다. ⓒSPC 던킨도너츠에서는 '던킨 커피를 마시는 32개국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디자인된 '킨컵(KIN-CUP)'을 만나볼 수 있다. ⓒSPC

식음료업계가 디자인의 세계에 빠졌다.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컵용기와 컵홀더까지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당초 업계 명제였던 '식품은 맛만 좋으면 된다'는 '보기 좋은 식품이 맛도 있다'로 수정된지 오래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인 경영'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PC그룹(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을 선두로 롯데그룹의 엔제리너스커피를 비롯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디야커피 등은 고객들이 커피 구매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테이크아웃 컵과 컵홀더 등의 디자인을 강화했다. 이중에서도 SPC그룹과 엔제리너스가 '디자인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에서는 '눈이 있는' 테이크아웃 컵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알레시(Alessi)'의 디자이너 이탈리아의 스페타노지오반노니와 함께 만든 컵 '파리지앵'이다. 여기에 정장, 산타클로스 옷 등이 그려진 컵홀더를 끼우면 마치 컵이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디자인은 작년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본상과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던킨도너츠의 테이크아웃 컵 '킨컵(KIN-CUP)'도 눈길을 끈다. '던킨 커피를 마시는 32개국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디자인된 이 컵은 던킨도너츠를 판매하고 있는 32개국 사람들의 모습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총 34종의 캐릭터가 있어 보는 재미와 함께 모으는 재미까지 준다.

SPC그룹은 디자인 부서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본사 건물 1개층 전체를 '디자인센터'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력규모도 제품 패키지·매장 인테리어·VMD(비주얼머천다이징) 등 분야별로 총 70여명이다. 사무실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디자이너들을 위해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을 설치했고 야근이 많은 디자이너들이 휴식을 취하도록 휴게실도 갖췄다.

SPC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맛과 안전은 기본이고 여기에 디자인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생각은 채용 절차에서도 엿볼 수 있다. SPC그룹은 채용 시 독특한 두 개의 관문을 내세우는 것으로 유명한데 하나는 지원자들의 미각을 테스트하는 '관능 면접'이고 또 다른 하나는 디자인 감각을 테스트하는 '디자인 역량 평가'다.

SPC그룹 측은 "구직자들은 식품기업이라면 시도할법한 관능 면접은 어느 정도 예상하지만 디자인 역량 평가에서는 매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전국 6000여개, 세계 18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특성상 직원들의 디자인 감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도입된 평가"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이나 제품 런칭에 맞춰 색다른 디자인을 선보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이나 제품 런칭에 맞춰 색다른 디자인을 선보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엔제리너스는 2012년부터 컵홀더 등의 디자인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정기적으로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며 작품을 모아놓은 콘셉트 매장까지 운영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협업 작품을 내놓을시 마케팅, 디자인팀뿐만 아니라 공사를 도맡는 시설팀 등 여러 부서가 또 다른 협업에 들어간다.

엔제리너스는 2012년 9월 스페인 여류 작가 에바 알머슨과 협업을 진행했으며 12월에는 이 작품들로 매장을 꾸몄다. 작년 9월에는 스웨덴 여류 작가 스티나 페르손, 올해 9월에는 프랑스 그래픽 아티스트 말리카 파브르와 손을 잡았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엔제리너스 강남역사거리점과 홍대역점에서는 말리카 파브르와의 협업 제품 등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는 콘셉트 매장이 운영된다.

한편 특별한 날이나 제품 런칭에 맞춰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곳들도 있다.

스타벅스는 평소에는 자사 대표 로고를 넣은 깔끔한 디자인의 흰컵만을 제공하다가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레드컵으로 변신한다. 지난 2월에는 신제품 체리블라썸을 내놓으면서 벚꽃 디자인의 컵홀더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수제 스파클링 음료인 스타벅스 피지오 런칭에 맞춰 피지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전용 노란색 컵홀더를 제공했다. 스타벅스의 고급 커피인 리저브의 경우, 검정 컵홀더와 함께 제공된다.

아울러 이디야커피도 크리스마스에 맞춰 브랜드 전통색인 파란색을 토대로 컵과 컵홀더를 꾸며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 컵홀더를 제작·배포해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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