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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모르게' 대형마트 건립할 땅 사기 '007 대작전'


입력 2014.10.24 17:13 수정 2014.10.24 17:45        조소영 기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모두 '기밀 전략'

새로운 성장동력 찾으려 해외로 눈 돌리기도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가 '대형마트 밀집지역'을 피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39호점 구로점 전경.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가 '대형마트 밀집지역'을 피해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39호점 구로점 전경.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형마트들이 부지 매입을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비해 단가는 낮지만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을 판매한다는 특징 때문에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꾸준한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오랫동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점을 간파해 목 좋은 곳에 경쟁적으로 부지를 매입해 입점했고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은 신규 출점을 위한 부지 매입 경쟁이 '007작전'을 방불케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대형마트 밀집지역을 피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단 신규 부지 발굴은 확정될 때까지 안팎으로 절대 공유되지 않는 '기밀 전략'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외부로 발설될 경우,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생겨 입점이 무산되거나 경쟁업체에게 전략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알려진 신규 입점 소식도 12월 이마트 세종점과 김포한강점 정도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10여명의 신규출점팀이 있다. 이마트 부지 선정과 신규 출점 모두 이곳에서 결정된다. 롯데마트는 총 4팀으로 나눠진 부지개발팀이 존재하며 4팀이 경쟁을 펼친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좀 더 좋은 부지와 숨겨진 부지를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경쟁을 벌인다. 각 팀은 서로가 계획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팀 존재 여부부터 공개불가다.

3사는 부지 선정에 있어 상권을 일순위 고려대상으로 꼽았다. 지역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에서부터 입점할 곳에 아파트 단지가 있는지, 아파트 주민들의 소득수준은 어떻게 되는지, 교통접근성은 어떤지, 주변 경쟁 업체 개수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다. 만약 신도시 같이 향후 입주민들이 들어올 곳이라면 입주 완료시 고객 수가 얼마나 확보될지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주변 경쟁업체와의 승부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새 상권이라 하더라도 멀지 않은 곳에 경쟁업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부지 가격을 중시한다. 부지 가격이 너무 높아 입점을 해도 수익보다 손해가 크다고 판단되면 부지 선정에서 바로 탈락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 이마트는 전국 150개 점포(트레이더스 포함), 롯데마트는 109개 점포(GS마트 인수 14개, 그랜드마트 인수 2개 포함)가 들어서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부지 확보를 위해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놓고 '앞에는 홈플러스, 뒤에는 이마트'가 존재하는 현 한국 상황에서 성장동력이 멈췄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해 1호점 공사에 들어가고 내년 말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총 151개 점포를 운영중인 롯데마트도 여러 곳으로 더 발을 뻗어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부지 매입부터 사원채용까지 '타임테이블(시간표)'이 명확하게 세워졌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인데다 입점 소식이 알려지면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생기는 등 변수가 있어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도 확답을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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