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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내 삶에 와준 '마마', 감동이자 위로"


입력 2014.10.26 09:51 수정 2014.10.26 09:58        부수정 기자

6년 만의 복귀작서 화려하게 재기 성공

"기억에 남을 작품…대상 욕심 없어"

배우 송윤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마마'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 MBC 배우 송윤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마마'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 MBC

"올 초 괜찮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마마'를 만났어요. 제 인생에서 소중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극 '마마'는 안방극장을 오랜만에 눈물바다로 만든 작품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 승희가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옛 남자의 아내 지은(문정희)과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 중심에는 배우 송윤아가 있었다.

감정 소모 많아 힘들었던 작품 '마마'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윤아는 아픈 승희에서 벗어난 듯 밝고 편한 모습이었다. '힘들어하던 승희의 모습이면 어쩌나'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다.

"감정신이 많아 힘들었어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인터뷰를 안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승희가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장면들이 많아 매회 힘들었죠. 감정이 흐트러질까 봐 스태프와 눈도 못 마주쳤어요. 근데 신기하게도 작품을 마치니까 바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훌륭한 배우는 아닌가봐요."(웃음)

'마마'에서 송윤아가 선보인 연기는 이전보다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섯 살 아들을 둔 그는 마치 자신의 얘기처럼 배역을 소화했다. 극 중 아들인 한그루(윤찬영)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표정 연기와 아들을 홀로 남기고 떠나야만 하는 애끓는 모정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제가 진짜 엄마라서 엄마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만 제 마음 깊은 곳에 저도 모르는 특별한 모성애가 있다고 느꼈죠. 오랫동안 연기를 안 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죠. '시청자들이 어색해하지 않을까, 낯설게 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송윤아는 드라마 흥행의 공을 제작진과 함께한 출연진에게 돌렸다. 모든 배우가 그들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해서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극 중 지은·태주·지섭·그루는 배우 문정희·정준호·홍종현·윤찬영이 맡았다.

특히 문정희와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해 화제가 됐다. 문정희에 대해 송윤아는 "지은과 승희의 우정이 남달랐다"며 "지은을 문정희가 아닌 다른 배우가 맡았으면 승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정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승희를 돋보이게 해줬다"며 "촬영장에 문정희가 없으면 불안할 정도로 마음이 가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송윤아는 지은과 승희 모두 불쌍한 여자라고 했다. 상처와 아픔이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아픔을 지닌 두 여자의 교감이에요. 그 아픔마저도 서로를 위해 치유하죠. 기막힌 인생을 산 여자들인데 장면 하나 하나에 애착이 가요. 지은과 함께했던 모든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문정희는 최고의 파트너였죠."

아역 윤찬영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극 중 승희를 "맘!"이라고 부르던 윤찬영은 어른스러운 아이였다. 어리지만 엄마를 위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이 짠하다.

송윤아는 "그루는 찬영이만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찬영이 덕분에 엄마의 감정이 자연스레 나왔다"고 말했다.

극 후반부에 그루는 엄마 승희의 투병 사실을 알고 "엄마, 죽지 마!"라고 오열했다. 이후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엄마는 기적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엄마의 아들이라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영원히 기억할게요"라고 담담하게 엄마를 추억했다. 윤찬영은 성인 연기자도 소화하기 힘든 감정 연기를 자유자재로 펼쳤다.

"찬영이는 연기 학원에 다닌 적도 없는 아이예요. 있는 그대로, 순수한 아이라 좋았어요. 제가 표현하는 대로 찬영이가 다 받아줬어요. 나중에는 저만 보면 울 정도였죠. 빡빡한 일정을 견딘 찬영이 덕분에 저도 힘이 났고 자연스레 그루 엄마가 됐어요."

극 중 승희는 돈 많고 화려하게 보이지만 실은 불쌍한 여자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고, 임신한 채 고국을 떠난다. 아들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참 가엾고 불쌍하다.

"승희는 안쓰러울 정도로 불쌍해요. 그런 승희가 한국에 돌아오면서 주위 사람들이 다 힘들어지죠.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가 있어요. 이런 부분들을 공감하면서 연기했어요. 놓치고 싶은 장면이 없을 만큼 소중한 작품이에요."

배우 송윤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마마'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 MBC 배우 송윤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마마'를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 MBC

6년 연기 공백 딛고 화려하게 재기

지난 2009년 5월 동료 배우 설경구와 결혼한 송윤아는 이듬해 8월 아들을 출산, 이후 공백기를 갖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간 결혼과 관련된 악성 루머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3월 악플러 57명을 고소하기도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대중은 그의 복귀를 반가워하는 동시에 6년 이란 연기 공백을 우려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반응은 뜨거웠고, 송윤아는 화려하게 재기했다. 루머 때문에 상처받았던 마음이 차츰차츰 풀리는 듯했다.

"당시 겪었던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시간이 지나고 제게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아픈 과정들이 자연스레 지나간 것 같아요. 지금은 모든 게 감사할 뿐이죠. 사람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도 다 이해돼요. 주어진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살고 싶어요."

송윤아는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었을 때 뭉클했다고 했다. 많은 작품을 했지만 이런 말을 들은 건 '마마'가 처음이라고. 작품에 참여한 것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마마'에서 승희는 "누구도 타인의 인생을 평가할 자격은 없다"고 말한다. 송윤아는 작가님이 날 위해서 써준 대사처럼 들렸다고 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상처와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송윤아는 '마마'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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