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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달라진 위상… 그룹 '대표주자'로 우뚝


입력 2014.10.23 16:53 수정 2014.10.23 20:47        남궁민관 기자

올 하반기 그룹브랜드 TV광고 두 편 중 하나 꿰차

최태원 회장 뚝심경영… '과감한 투자' 3년만에 반전의 대역사

SK그룹에서 지난달부터 종편 등을 통해 공개한 브랜드 TV광고. 올 하반기 그룹 브랜드 광고는 '원유개발편'과 '반도체편' 등으로 구성됐으며 '반도체편'은 SK하이닉스를 주제로 다룬다.ⓒSK그룹 브랜드TV광고 캡처 SK그룹에서 지난달부터 종편 등을 통해 공개한 브랜드 TV광고. 올 하반기 그룹 브랜드 광고는 '원유개발편'과 '반도체편' 등으로 구성됐으며 '반도체편'은 SK하이닉스를 주제로 다룬다.ⓒSK그룹 브랜드TV광고 캡처

"반도체 불황이 모두를 흔들때도, 많은 이들이 내일을 의심할 때도, 우리의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리고 오늘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SK의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SK그룹이 최근 방영을 시작한 올 하반기 브랜드 TV광고의 내래이션의 한 부분이다. SK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그룹브랜드 TV광고에서 SK이노베이션과 함께 SK하이닉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SK하이닉스는 23일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매출 4조3210억원과 영업이익 1조301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2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 분기마다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갈아치우며 그룹을 이끄는 확실한 '대표주자'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가고 있다.

특히 적자누적으로 10년 넘게 채권단의 관리 아래 있던 회사가 SK그룹에 편입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앞선 성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광고까지 꿰찼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앞세운 에너지, SK텔레콤을 앞세운 정보통신 사업으로 대표돼 왔다. 때문에 SK그룹 전체를 홍보하는 브랜드 TV광고에서 정보통신을 제외하고 반도체를 선택했다는 점은 충분히 흥미롭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 3년만의 반전 비결 '투자'

이처럼 SK하이닉스가 대역전의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SK그룹의 적극적인 투자 덕분이다.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시설투자, 전문가 영입에 집중한 결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년 만에 법인세 3510억원을 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시설 투자를 늘리고 차세대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는 1983년 현대그룹 계열사로 출범했다. 10조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면서 2001년에는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이후 10년간 채권단 아래서 '생존'을 걱정하며 하루하루 연명했던 회사다. 채권단이 경영을 맡으면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K그룹은 2011년 말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다. 당시 3조3000억원이 넘는 인수 금액에 업계에서는 '과도한 투자'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인수 1년만에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옳았음을 증명해내기 시작했다. 창립 30주년이자 인수 1년째인 지난해 연매출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어 올해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이번 3분기 실적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세 부분 모두 사상 최고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신기술개발… 그룹내 입지 더욱 강화될 듯

이같은 SK하이닉스는 SK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실질적인 비중 역시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SK그룹 16개 계열사의 총 영업이익은 8조7842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지난해 SK하이닉스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또 시가총액(지날달 기준) 역시 SK하이닉스는 34조5000억원 규모로 SK그룹의 87조8000억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투자규모 역시 SK하이닉스가 단연 압도적이다. 올해 상반기 SK그룹 상장사들의 총 투자액은 7조6264억원 수준이다. 이중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3조7000억원으로 절반에 해당한다.

올 연말까지 총 투자금액은 5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3조9000억원을 집행했고 4분기 경기도 이천 신공장 M14 공사비로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M14가 완공되는 내년 기존 생산공장인 M10에서 장비를 이전하는 비용과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 미세공정 투자 등으로 올해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SK하이닉스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D램을 비롯해 낸드플래시 등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사업은 서버용 D램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DDR4 채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스마트폰의 기기당 D램 채용량 증가와 중국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의 확대 등으로 견조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사업도 노트북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증가 및 데이터센터 내 SSD 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의 기기당 채용량도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 역시 이같은 성과와 함께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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