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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맨유 '제3의 전성기' 희망은 있다


입력 2014.10.23 16:55 수정 2014.10.23 17:0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저조한 성적 여전, 판할 지도력 비판여론 고개

팀 변화 단계, 팬들 비난 아닌 인내 필요

루이스 판할 감독이 추락한 맨유의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아직 팀 사정은 썩 나아지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 루이스 판할 감독이 추락한 맨유의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아직 팀 사정은 썩 나아지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

아무도 잘못 없다. 인내가 필요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급조된 세계 올스타 팀과 같다. 라다멜 팔카오, 웨인 루니, 로빈 판 페르시, 앙헬 디마리아, 달레이 블린트 등 유럽과 남미 간판스타가 모두 모였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급조된 올스타의 취약점은 조직력의 결여다. 발을 맞춰본 시간이 절대 부족해 ‘팀 전술’이 능숙하지 않다.

지금 맨유가 그렇다.

루이스 판할 감독은 “팀을 완성하기엔 ‘석 달’은 너무 짧은 시간이다”며 맨유 팬들에게 인내심을 부탁했다. 정당한 요구다. 올 시즌 6위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벌써부터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아직 리그 초반이고 느리지만 서서히 판할의 철학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

지난 21일 웨스트브롬 원정경기(2-2)도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공격 조립 과정이 좋았다. 볼 점유율 63%-37%, 슈팅 숫자 22-8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다만,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공격수들 간 엇박자가 문제였다. 아직 ‘눈빛’만 봐도 통할 시기는 아닌 셈이다.

맨유는 과도기다. 알렉스 퍼거슨이 27년간 장기 집권한 뒤 데이비드 모예스에게 바통을 넘겼다.

모예스는 맨유 감독으로 취임하자마자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외치며 ‘퍼거슨 오른팔’ 펠란 수석코치를 내쳤다. 대신 스티브 라운드, 지미 럼스덴, 크리스 우드를 불러들였다. 모두 에버턴 시절 모예스 감독을 보좌한 핵심 인사다.

모예스 제국은 한 시즌도 버티지 못하고 멸망했다. 이후 판할 감독이 지난 7월 새 지휘봉을 잡았다. 판할은 취임 직후 “맨유에서 내 지도자 커리어를 마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맨유는 내부적으로 망가진 상태였다. 판할 감독도 “다 부서진 맨유 선수단을 물려받았다”며 전임 모예스의 급격한 개혁 후유증을 호소했다.

모예스가 데려온 인사들과 퍼거슨의 아이들 간 엇박자가 문제였다. 맨유 수뇌부는 어느 쪽 편도 들지 못한 채 갈팡질팡했다. 그 결과, 맨유는 지난 시즌 7위로 마쳤다.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 출전권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축구도 맨유처럼 과도기를 겪었다. 2002 한일월드컵 시절 히딩크 감독이 15개월 동안 파워 프로그램과 멀티 포지션 등을 도입해 한국형 토털축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히딩크가 떠난 후 한국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전임의 성공 키워드를 계승하지 못하고 모험을 했다. 그 결과 국내외 많은 감독이 희생당했다.

퍼거슨과 판할 감독은 팀 철학이 비슷하다. 공격수에게 집요한 수비를 요구하고 풍부한 활동량, 간결한 전술, 프로 정신을 주문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3위 성적이 말해주듯 검증된 명장이다. 시간을 주면 맨유는 제3의 전성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맨유 팬들은 “내가 발가락으로 전술을 짜도 판할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며 판할 감독을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판할 감독이 영웅이 될지 역적이 될지는 시즌 종료 후 판단해도 늦지 않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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