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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의 남자’ 김지후-허웅 엇갈린 희비


입력 2014.10.23 10:43 수정 2014.10.23 10: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김지후, 12.4득점 KCC 주포 자리매김

허웅, 신장-수비 약점..프로 적응 아직

김지후가 시즌 초부터 맹활약하며 허재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 전주 KCC 김지후가 시즌 초부터 맹활약하며 허재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 전주 KCC

'선택받은 자' 김지후(22·KCC)와 '피를 물려받은 자' 허웅(21·동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주목 받았던 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지후는 올해 신인드래프트로 4순위, 허웅은 5순위로 나란히 현 소속팀의 지명을 받았다. 4순위 지명권을 받은 KCC는 사령탑 허재 감독이 친아들이기도 한 허웅 지명 여부를 놓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때마침 KCC가 슈팅가드 포지션 보강을 필요로 하던 상황이라 허웅의 선발 여부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의 최종 선택은 김지후였다.

당시 반응은 아버지가 아들을 지명하는 것을 두고 세간의 색안경을 의식한 허재 감독이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불과 2주사이에 김지후를 뽑은 허재 감독의 안목이 탁월했음이 증명되고 있다.

김지후는 올 시즌 5경기 출전해 경기당 32분 45초를 소화하며 평균 12.4득점으로 데뷔와 동시에 벌써 KCC의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득점은 올해 신인 선수 중 1위이며 전체로도 19위(국내 7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3점슛을 벌써 14개나 작렬하며(평균 2.8개)하며 전태풍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는 데다 적중률도 무려 50%나 된다. 신인임에도 찬스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올라가는 패기와 배짱은 슈터다운 강심장을 지녔다는 평가다.

김지후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승현(고양 오리온스)-김준일(서울 삼성)-정효근(인천 전자랜드) 등에 비하면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대학 시절부터 슈팅 능력은 탁월했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프로에서 생존하기는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지후는 예상을 깨고 빠른 슈팅 타이밍과 공간 활용 능력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빠르게 프로에 녹아들고 있다. 마침 김민구의 부상과 강병현(KGC)의 이적으로 KCC의 슈팅가드 자리가 공석이 된 것이 김지후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반면 '농구대통령의 아들' 허웅은 초반 프로의 벽을 실감하며 고전하고 있다. 허웅은 4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0분 12초를 소화하는데 그치며 1.8득점 1.5도움에 그치고 있다. 야투 성공률 22.2%(2/9), 3점슛 성공률 33.3%(1/3)로 저조하다. 허재 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했던 신인드래프트 때와 비교하면 출발이 다소 초라하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은데다 2번으로는 작은 신장과 수비기술 등 단점들이 더 도드라지다보니 아직 팀 내에서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모습이다. 동부도 초반 부진에 빠져있다 보니 허웅을 활용할 여유가 없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차차 허웅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허웅이 KCC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랬다면 동부가 김지후를 지명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순간의 선택으로 희비가 엇갈린 행보가 자못 흥미롭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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