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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재주 부리자 실속 챙긴 하승진


입력 2014.10.23 09:48 수정 2014.10.23 09:5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전태풍 화려한 개인기 불구, 팀 패배 빛 잃어

하승진, 4쿼터에만 9득점 공격 이끌며 승리 견인

적으로 만난 하승진(왼쪽)과 전태풍의 맞대결에서 먼저 웃은 쪽은 하승진이다. ⓒ 전주 KCC /부산 KT 적으로 만난 하승진(왼쪽)과 전태풍의 맞대결에서 먼저 웃은 쪽은 하승진이다. ⓒ 전주 KCC /부산 KT

전주 KCC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특급 듀오' 하승진(29)과 전태풍(34)이 2년 만에 적으로 조우했다.

2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15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 부산 KT의 경기는 하승진과 전태풍의 재회로도 관심을 모았다. 둘은 2009-10 시즌부터 KCC에서 3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각 1회의 챔피언전 우승과 준우승을 합작했다. 솔직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두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도 궁합이 잘 맞았다.

하지만 2011-12시즌을 끝으로 하승진이 공익근무로 자리를 비우고 전태풍이 오리온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두 선수의 인연은 엇갈렸다. 올 시즌 하승진이 제대 후 팀에 복귀했고 전태풍은 KT에 새 둥지를 틀면서 적으로 맞대결이 성사됐다. 포지션은 달랐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승부욕은 변함이 없었다.

전태풍이 화려함으로 코트를 수놓았다면 결과라는 실속을 챙긴 쪽은 하승진이었다. 접전 끝에 경기는 KCC의 78-74 승리로 끝났다. 전태풍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9점에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휩쓸었다. 특히 3쿼터에만 폭풍 같은 13점을 몰아넣으며 KCC의 수비를 유린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전태풍이 살아나자 KT의 공격 전체가 덩달아 살아나는 모습은 '공격형 포인트가드'로서 전태풍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선수들이 볼을 고르게 소유하는 모션 오펜스 위주의 전술에 익숙한 KT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득점이 저조할 땐 전태풍이 직접 볼을 들고 일대일을 시도하거나 과감한 3점슛을 터뜨리기도 한다.

엄격한 전창진 감독도 전태풍에 대해서는 플레이의 자유도를 어느 정도 묵인한다. 그만큼 전태풍의 개인능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전태풍은 올 시즌 경기당 16.2점을 기록 중이며 무려 19개의 3점슛(3.2개)을 성공시키고 있는데 이는 KBL 데뷔 이후 최다 기록이다.

하승진 위주의 농구를 했던 KCC나 포워드 농구를 펼친 추일승 감독의 오리온스와 달리, KT는 전태풍이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전태풍의 활약도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하승진은 이날 경기 초반만 해도 쉬운 슛을 잇달아 놓치는 등 컨디션이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야금야금 골밑을 장악하며 어느새 12득점-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승진의 올 시즌 두 번째 더블-더블 기록.

전반 3점에 묶였던 하승진은 후반에만 9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74-73으로 앞선 종료 40여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승 훅슛도 하승진의 몫이었다.

반면 전태풍은 중요한 4쿼터에는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막판 석연치 않은 테크니컬 파울과 자유투 실패로 패배의 주범이 된 것도 뼈아팠다. 결국 높이가 강한 팀이 승리로 가는 확률도 높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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