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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낀 금투업계, 신배당지수 '환영·우려' 교차


입력 2014.10.22 23:57 수정 2014.10.23 00:01        이미경 기자

기관투자자나 연기금, 고배당지수 투자에 소극적일 가능성

고배당지수 구성종목 중 시총 2000억 미만 종목 80% 육박

한국거래소가 배당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개발한 4개의 배당지수에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새로운 배당지수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중소형·코스닥 종목들을 대거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배당지수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연기금과 같은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시총 2000억원 이하의 중소형종목이 대거 편입돼있는 배당지수 투자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4개의 신 배당지수 가운데 코스피 고배당지수와 KRX고배당지수에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시가총액 2000억원 미만의 기준을 충족하는 중소형 종목들이 대거 담겨있다.

거래소 측은 이번에 개발 4개의 배당지수의 지난 5년간 주가수익률이 기존 배당지수인 KODI와 코스피200지수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고배당지수의 경우 지난 5년간 배당수익률이 4%를 상회함에 따라 초저금리 투자환경에서 좋은 투자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스피·KRX고배당지수 구성종목에 포함된 중소형주 가운데 대형주에 비해 주가안정성이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약한 종목들이 일부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장기투자가 적합할지에 여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와 연기금이 고배당지수 투자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신배당지수의 코스피 고배당지수 구성종목 비중을 추정해보면 평균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규모이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37억원에 육박한다. 시총 2000억원 미만 중소형주는 35종목에 이른다.

KRX고배당지수의 구성종목 비중 추정 역시 평균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30억원 수준이다. 시총 2000억원 미만 중소형주가 40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코스피·KRX고배당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시총 2000억원 미만의 종목들은 전체 100종목 가운데 총 75종목에 이르는 셈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금을 많이 운용하는 기관이나 연기금들은 자칫 원금 회수가 힘들 우려가 있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배당지수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담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탈이 약하거나 주가가 불안정한 종목들이 일부 담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코스피 배당성장지수가 장기투자 목적에 더 부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당성장지수가 고배당지수보다 배당수익률이 낮긴하지만 이익의 성장성이나 지속성을 갖춘 기업들이 대거 포진돼있고 장기투자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반면 고배당지수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안정성이 부족해 일정기간 검증기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배당성장지수의 경우 구성종목 비중이 고배당지수보다는 시총이나 거래대금 규모가 훨씬 큰 편이다. 배당성장지수의 평균 시총은 8조1000억원에 이르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169억원을 넘어선다. 시총은 5000억원 이상 중소형주가 33종목에 이른다.

거래소에 따르면 배당성장지수는 지난 5년간 장기 주가수익률이 154%(연 평균 30%)를 육박해 같은 기간 코스피200 주가수익률(43%·연 평균8%) 대비 대략 3배 이상 우수하다.

코스피 우선주지수의 경우 구성종목 비중 평균 시총이 1조6000억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32억원에 이른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에 발표한 4개의 배당지수가 이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정도의 검증기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중소형종목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신배당지수 편입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들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 급등세를 보이면 시장에는 오히려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거래소가 배당지수 종목을 발표한 영향으로 22일 코스피·KRX 고배당지수 주요 종목들이 대거 강세를 보였다.

특히 고배당지수의 구성종목 목록에 오른 종근당홀딩스와 노루홀딩스의 주가가 무려 10% 이상 올랐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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