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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인생 건 승부수 “명예회복 시간 갖고 싶다”


입력 2014.10.22 15:19 수정 2014.10.22 15: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구단 홈페이지 통해 장문의 글 올려 팬들에게 사과

“야구 명가 혈통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선동열 감독이 재계약에 따른 비난여론에 장문의 글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재계약에 따른 비난여론에 장문의 글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 KIA 타이거즈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재계약에 성공한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선동열 감독은 22일 구단 홈페이지(www.tigers.co.kr) 게시판에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개 편지를 남기고 재계약 소식에 분노하고 있는 팬들에게 화해의 손짓과 함께 명예를 건 재도약을 약속했다.

선동열 감독은 “팬 여러분들의 실망하시고, 질타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제가 팬들에게 너무 많은 아픔을 안겨드렸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참담합니다”며 “무엇보다 아쉬운 성적으로 팬 여러분들의 자존심과 야구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고 적었다.

이어 선동열 감독은 “구단은 저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셨습니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면서 팀 체질 개선과 전력 강화를 위해 기초가 튼튼한 팀, 근성을 가진 끈질긴 팀을 만들고 선수단과 더욱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모든 질책 달게 받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해 달라진 KIA타이거즈를 만들겠습니다”면서 “제 개인적으로도 명예회복의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참담함을 느껴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세웠던 야구명가의 혈통을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선동열 감독은 팬들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구단과 2년 재계약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 선동열 감독 글 전문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IA타이거즈 선동열입니다.

지난 삼일 동안 저의 재계약 소식으로 많은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팬 여러분들의 실망하시고, 질타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그동안 제가 팬들에게 너무 많은 아픔을 안겨드렸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참담합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성적으로 팬 여러분들의 자존심과 야구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지난 2011년 말 고향팀인 KIA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될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역민과 전국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과거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는 열의가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렸고,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을 간절히 바라셨던 팬들의 가슴에 상처만 안겨드렸습니다.

그러나 구단은 저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셨습니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책임감으로 지난 3년간을 반성하며 KIA 구단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것이 선수 때부터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그리고 타이거즈를 사랑하시는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아닌 누가 사령탑에 앉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이 갖춰진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팀 체질 개선과 전력 강화를 위한 몇 가지 일에 심혈을 쏟겠습니다.

첫 번째로,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주전과 백업 선수간의 기량 차이를 좁혀 강한 팀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수비를 탄탄하게 보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이없이 무너지는 그런 모습은 결코 보여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구단과 함께 유망주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즉, 중장기적 포지션별 유망주 육성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유망주를 양성해 낸다면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외야와 내야 각 포지션별로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고, 향후 몇 년 후면 팀에 큰 전력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두 번째로, 근성을 가진 끈질긴 팀을 만들겠습니다. 승패에 앞서 끈기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보답하겠습니다. 야구 보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결코 포기하지 않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그런 팀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가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단을 이끄는 저부터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코치와 선수들도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성이라는 것이 머리로 익힌 다고 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가슴으로 이해하고 서로가 의기투합할 때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가 발생될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입니다. 선수단과 더욱 소통하겠습니다. 선수를 믿고 배려하며 끈끈한 팀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근성을 함양하고 서로가 가슴으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선수단 모두가 솔선수범하며 함께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부터 변화된 모습으로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변화를 위해 서로가 신뢰하는 것이 먼저 일 것이고, 신뢰는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진정한 모습으로 서로를 대할 때 신뢰가 쌓이고, 이것은 팀의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3년 동안 무얼 했느냐 질타하시는 팬들이 많습니다. 아프게 받아들입니다. 모든 질책 달게 받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해 달라진 KIA타이거즈를 만들겠습니다.

다시 한 번 팬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내년 시즌 성적 부진시 사퇴도 불사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로 감독직을 수행해 반드시 달라진 KIA타이거즈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이번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해 더 뛰고, 더 땀 흘리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더불어 제 개인적으로도 명예회복의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참담함을 느껴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지 앞으로의 기간에 저의 작은 소망을 이뤄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제 마음입니다. 그리고 선배들이 세웠던 야구명가의 혈통을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팬 여러분, 끝까지 저의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모습의 타이거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0월22일

선 동 열 올림

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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