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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탑' 무너지는 새정치연, 내부의 적이 무섭다


입력 2014.10.21 09:48 수정 2014.10.21 09:56        조성완 기자

<기자수첩>김현, 박주선, 설훈...잊을만하면 터지는 설화에다 엇박자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든 탑’이 연이어 무너지고 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는 속담이 무색할 정도다. 더구나 남도 아닌 같은 편이 그 원인이라는 게 새정치연합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론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야당 인사들의 잦은 ‘노인 폄하성’ 발언도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18대 대선 때 기초노령연금 2배수준 인상과 은퇴자 일자리매칭 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하고, 올해 초에는 당 대표가 “효도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연세가 많으면 활동과 판단력이 떨어져 공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정년을 둬 쉬게 하는 것”이라는 발언 한 마디로 이 같은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설 의원이 당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그의 보좌관이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모욕 및 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된 것이다.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과정에서 특권을 남용한데 이어 두 번째 ‘갑질 논란’이다.

우원식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를 맡아 대선 패배의 아픔을 안으로부터 성찰하고 국민이 아파하는 현장으로부터 다시 당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을 중의 을’이라는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위원회의 진정성에 치명상을 입은 데 이어 당 관계자까지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면서 그간 활동이 무색해졌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지낸 전병헌 의원도 같은 당 의원의 발언으로 간접적인 피해를 본 사례다.

전 의원은 2013년 초 한국e스포츠협회장에 취임했다. 8년간 기업인이 돌아가며 맡은 자리에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게임을 규제하는 법안에 반대하면서 주로 젊은 층으로 이뤄진 게이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신을 뜻하는 ‘갓병헌’ 등의 극존칭을 받기도 했다.

반면 같은 당 박주선 의원은 최근 게임제작업체 ‘벨브’가 운영하는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한글화 게임 상당수가 국내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외에 서버 기반을 둔 스팀이 단지 국내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글화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국내법에 적용되는 대상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게임업계 및 게이머들 사이에서 착실하게 지지층을 구축해오던 전 의원으로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간 자신의 노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입법단체’로서 고유의 권한을 갖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펼쳐 나간다. 자신의 의정활동이 중요한 만큼 동료 의원이나 소속 정당의 의정활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몇몇 의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 동료 의원은 물론 정당 전체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흔히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의 적’이라고 한다. 모든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내부의 적으로부터 받게 되는 충격은 외부의 적이 주는 충격과는 차원이 다르다. 만약 ‘내부의 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면 자신의 행동이 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할 것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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