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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대조' 기적의 선동열, 그래도 가시밭길


입력 2014.10.20 09:37 수정 2014.10.20 09:4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3시즌 기대 이하 성적으로 불거진 경질론 비웃듯 가장 먼저 계약

이름값과 상징성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전력은 내년 더 약화 우려

KIA와 재계약한 선동열 감독. ⓒ KIA 타이거즈 KIA와 재계약한 선동열 감독. ⓒ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또 한 번 '기적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포스트시즌 탈락팀 가운데 가장 먼저 재신임 통보를 받았다. KIA는 19일 "선동열 감독과 2년 총액 10억6000만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8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KIA 성적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이후 3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KIA는 2012년 5위(62승65패6무·승률 0.488)에 그쳤고, 2013년(51승74패3무·승률 0.408)과 2014년(54승74패·승률 0.422)년에는 각각 8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해태에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KIA로 팀명이 바뀐 이후로는 사상 최초였다.

전임 조범현 감독(현 KT)과 비교하면 특별한 대우다. 조범현 감독은 2009년 KIA를 정상으로 이끌었고, 2011년에도 팀을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지만 다소 불명예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지난해부터 성적 부진으로 경질설에 시달려왔던 선 감독을 감싸 안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무래도 선동열 감독의 이름값과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결정이다. 선 감독은 자타공인 타이거즈의 최고 프랜차이즈스타 출신이다. 타이거즈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구단을 대표하는 레전드와 좋지 않은 모양새로 결별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최근 3년간 연이은 부상자와 전력누수 등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선동열 감독만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지도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계약을 했다고 해도 선동열 감독과 KIA의 미래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내야의 핵인 안치홍, 김선빈이 군에 입대하고, 에이스 양현종은 해외진출이 유력하다. 송은범마저 FA로 풀린다.

AG 금메달로 나지완이 병역혜택을 받았지만 팔꿈치 수술로 다음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마무리 및 필승조를 구성할 불펜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다. 서재응, 최희섭 등 노장들의 거취도 유동적이다.

8위에 그쳤던 올 시즌 보다도 내년 전력이 전혀 나아질 것이 없는 상황이다. 구단이 지난 3년간의 성적부진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에 대한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선 감독에게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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