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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패착 ‘이재학 카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입력 2014.10.19 22:22 수정 2014.10.28 22:26        데일리안 스포츠 = 이한철 기자

첫 포스트시즌 1선발, 경험부족 발목

LG 킬러? 직구 노림수에 속수무책 당해

김경문 감독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학 카드를 1차전에 내세웠지만,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학 카드를 1차전에 내세웠지만,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 NC 다이노스

기대했던 ‘LG 킬러’ 이재학(24·NC 다이노스)은 결국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재학은 19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0.2이닝 5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로 패전의 쓰디쓴 아픔을 경험했다.

NC는 1회에만 최경철의 3점포를 포함해 대거 6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최종 스코어는 4-13. 1차전 승리 팀이 23회의 준플레이오프 가운데 19차례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결과다.

김경문 감독이 1차전 선발로 이재학을 내세운 이유는 분명했다. 무엇보다 이재학은 LG전에 유독 강했다. 이재학은 올 시즌 LG전에서 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LG 킬러’로 불렸다.

이는 올 시즌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두산 소속이던 2010년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낸 것도 LG전이었고, 프로통산 11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구위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다. 마지막 4경기에서 21.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심리적인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 호재였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에게 중책을 맡긴다는 상징성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큰 무대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는 엄연히 다른 무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이재학에게 1선발은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이 같은 우려의 배경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이재학은 중국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4이닝 2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회까지 잘 막던 이재학은 3회와 4회 갑자기 흔들리며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전력 차가 커 큰 부담이 없는 경기였음에도 아시안게임이 주는 무게감은 이재학을 짓눌렀다. 또 위기관리 능력 면에서 의문점을 남긴 경기였다.

게다가 NC에는 실질적인 에이스 찰리 쉬렉(29)이 버티고 있다. 이재학에 비해 경험이 풍부한 데다, LG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경험도 갖고 있다. 5경기 평균자책점도 2.52로 좋았다. 이재학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었다.

LG도 이재학의 선발 등판을 철저히 대비하고 나올 게 분명했다. 정규시즌에 비해 한층 강화된 현미경 야구가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선 이 점이 변수로 작용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곤 한다.

실제로 LG 타자들의 노림수가 이재학을 무너뜨렸다. 이재학의 장기인 체인지업 대신 직구를 철저히 노려 쳤고, 이 점이 이날 경기의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번 타자 정성훈은 초구부터 직구가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좌중간 2루타로 만들어냈다. 1사 1,2루 찬스에서 들어선 이병규(7번)의 2타점 2루타 역시 이재학의 139Km짜리 직구에서 나왔다.

반면 이재학은 LG의 노림수를 예상치 못한 듯 직구 승부에 집착하다 결국 와르르 무너졌다. 최일헌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른 뒤 투구 패턴을 다시 체인지업 위주로 바꿨지만, 다시 7번 김용의에게 직구로 안타를 얻어맞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구위보다는 투구 패턴, 그리고 위기에서 대처하는 능력에서 경험 많은 LG 타자들보다 한수 아래였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비록 1차전에선 실패했지만, NC가 준플레이오프 고비를 넘어서기 위해선 이재학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1차전 패배의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하다.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살피고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은 결국 감독의 몫이다. 김경문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진 하루였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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