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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바이러스 퇴치’ 손연재 개인 금메달도 ‘쾌청’


입력 2014.10.02 15:42 수정 2014.10.02 16:39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단체전 겸 개인종합 예선에서 위압감 과시 '전체 1위'

심리적 부담까지 털어내 기량 앞선 손연재 금메달 유력

기량은 물론 가장 걱정했던 심리적 부담까지 털어낸 손연재의 금메달 기상도는 그야말로 ‘쾌청’이다.  ⓒ 연합뉴스 기량은 물론 가장 걱정했던 심리적 부담까지 털어낸 손연재의 금메달 기상도는 그야말로 ‘쾌청’이다. ⓒ 연합뉴스

3회 연속 3관왕을 꿈꾸던 ‘마린보이’ 박태환, ‘도마의 신’ 양학선 등 세계 최정상을 호령하던 스타들이 안방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1개도 목에 걸지 못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했더라도 그것을 향한 노력과 땀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선수 본인에게 실망감과 상실감은 깊은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홈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안방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현상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거대한 중압감에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20세 요정’의 당찬 행보는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바로 손연재(20)다. 손연재는 1일 인천 남동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예선 및 단체전에 출전해 총점 71.732를 기록, 예선 1위로 결선에 올라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곤봉에서 18점대 고득점을 받는 맹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은메달도 선사했다. 터키서 열렸던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와 후프 동메달로 최초 종목별 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안고 돌아온 손연재 표정에서 경기 당일 부담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요정의 위압감이 넓은 체육관 전체를 지배했다. 볼-후프-리본-곤봉 순으로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첫 번째 로테이션 볼 종목에서 흔들림 없이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연기를 펼쳤다. 점수는 17.883점. 28명의 선수 중 볼 종목의 가장 높은 점수였다.

두 번째 로테이션은 주종목 후프. 세계선수권 후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손연재는 자신 있게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에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손연재의 화려함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17.850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진 리본(17.983)과 곤봉(18.016)에서도 고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무난하게 예선을 전체 1위로 통과했다.

가장 약한 종목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곤봉에서 18점 이상을 받았다. 이미 곤봉 연기 전에 라이벌로 꼽히는 덩썬웨(22·중국)를 넘어 예선 1위로 결선행을 확정지었다.

가장 큰 소득은 안방의 과도한 집중과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부담을 떨쳐냈다는 점이다. 손연재도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홈에서 치르는 대회라 부담도 크다”고 밝혔지만, 이날 손연재 연기에서는 부담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후 손연재는 “국민들의 많은 관심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손연재의 여유에 놀란 전문가들과 기자들은 손연재가 개인종합 결선에서도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최초의 금메달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당 2명이 출전해 총 16명이 나서는 개인종합 결선에 손연재는 ‘맏언니’ 김윤희와 나란히 출전한다. 개인종합예선 점수가 결선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덩쎈웨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도 손연재 기에 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홈 팬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특유의 멘탈 매니지먼트로 응원으로 돌려놓은 손연재는 기량 면에서도 금메달을 위협하는 상대로 꼽히는 덩쎈웨를 압도한다.

회전능력과 점프가 좋은 덩썬웨도 손연재의 작품 완성도와 숙련된 연기 앞에서는 분명 뒤진다. 손연재의 피봇, 축을 고정시키고 균형을 이루는 능력, 무엇보다 풍부한 표현력은 덩쎈웨가 넘기 힘든 벽이다.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른 직후 공백기 없이 아시안게임에 왔다는 것도 경기감각 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량은 물론 가장 걱정했던 심리적 부담까지 털어낸 손연재의 금메달 기상도는 그야말로 ‘쾌청’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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