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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이 너무해’ 여자 복싱 메달 거부 왜?


입력 2014.10.01 17:33 수정 2014.10.02 15: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인도 선수, 여자 복싱 60kg 준결승에서 패한 뒤 메달 거부

동메달을 넘겨받은 박진아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동메달을 넘겨받은 박진아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동메달을 획득한 인도의 사리타 데비(32)가 시상식에서 메달을 거부하는 찜찜한 사태가 벌어졌다.

데비는 1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전이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기 위해 링에 올랐다. 데비에게 동메달을 주어지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손사래를 치며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을 했고, 이 메달을 한국의 박진아에게 걸어줬다.

이날 결승에 오른 한국의 박진아는 중국의 인쥔화에 0-2 판정패했지만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문제는 전날 열린 준결승전이었다. 앞선 16강, 8강에서 각각 3-0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오른 데비는 박진아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난타전을 펼쳤다.

두 선수의 승부는 판정까지 이어졌고, 박진아가 1~3라운드 모두를 39-37 근소한 점수 차로 앞서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승리를 장담했던 데비 측은 판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오히려 코치진들이 더 크게 흥분하자 데비가 말릴 정도였다. 소동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까지 이어졌다.

메달을 거부한 데비는 홀가분한 듯 두 손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은메달에 이어 동메달까지 목에 걸게 된 박진아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복싱에서의 판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의 최상돈은 지난달 27일 복싱 남자 52kg급 16강에서 필리핀의 이언 바티스타에 3-0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최상돈은 3라운드서 다운을 한 차례 빼앗겼음에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필리핀 측은 판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필리핀 코칭스태프는 경기장 밖에서 고함을 치는 등 격하게 항의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질리 만무했다. 판정논란은 한국의 함상명이 3-0 판정승을 거둔 지난달 30일 남자 56kg급 8강전 몽골의 툭스곳 니얌바르와의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복싱의 판정은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선정한 심판들에 의해 이뤄진다. 레프리를 제외하면 3명의 부심이 채점표에 점수를 기입하고 2명의 대기심도 추가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당연히 자국 선수의 경기에는 판정에 나서지 못한다.

어느 대회, 어느 종목에서나 홈 어드밴티지는 있는 법이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아 평소보다 더한 힘을 내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심판의 주관적인 판정, 즉 점수로 승부를 가리는 종목에서는 종종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국민들은 지난 2월, 김연아의 피겨 금메달을 앗아간 황당한 판정을 경험했다. 한국의 소트니코바가 나와서는 곤란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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