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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들 만난 신영복 "변방에서 창조 나온다"


입력 2014.10.01 11:13 수정 2014.10.01 13:23        남궁민관 기자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서 '사람과 삶' 주제로 강연

삼성 "이건희 회장 병세 호전 … 서울의료원 입찰 검토 없어"

ⓒ삼성 ⓒ삼성
"삼성은 중심에 있지만 변방성에 충실해야 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의 강연자로 나서 '변방의 창조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 교수는 '사람과 삶'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사람과 우리의 삶, 인간적인 가치 등을 변방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신 교수는 "오늘 강연은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사람과 관계, 근대 사회의 비인간적 구조들이 진정으로 인간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리였다"고 입을 뗐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중심부는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 급급하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하며 창조는 변방에서 이루어진다"며 "삼성이 중심부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변방성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중심에서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변방으로 가서 중심부를 바라볼 때 창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삼성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하층민을 단단히 채워라"라고 답하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신 교수는 "삼성에 대해서 뭔가 비판적인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사회적인 담론이 있지만 수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강연에서 간접적으로 삼성에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의 예를 들어 "세월호 침몰은 정치, 경제적으로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물리적인 구조로 봤을때 평형수를 비우고 상층만 증축하고 강화해서 발생한 것"이라며 "평형수라는 것은 노조라던가 사회적인 하층민들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를 든든하게 채울때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등 사회 기득층에 대한 직언도 이어졌다. 신 교수는 "세월호의 교훈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상층을 강화하고 감시를 철저하게 하는 등의 대응방식은 굉장히 낡은 프레임이며 제왕권을 강화할수록 단명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지난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여년간 투옥생활을 하며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집필한 인물이다. 지난 2006년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를 정년퇴임한 후에도 현재까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인문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병세에 대해 "호전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회복되고 있다"며 "병세, 치료방법 등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브리핑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 회장이 휠체어에 앉아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에 대한 삼성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와함께 삼성은 최근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재계에서는 지난달 삼성이 서울 강남 한전부지 입찰에서 탈락한 후 인근인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한전 부지 인근에 위치한 데다가 삼성생명이 매입한 옛 한국감정원 부지와도 맞닿아 있어 이 같은 관측이 흘러나왔다.

이외에도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 축소 보도에 대해서도 "예년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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