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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따도 논란, AG 야구 여론 왜 틀어졌나


입력 2014.10.01 10:55 수정 2014.10.02 10:2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야구계도 답답 "잘 해도 못 해도 욕만 먹어"

AG 야구 금메달 가치 변질 지적도..개선책 논의해야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는 AG 금메달에 주어지는 병역혜택을 둘러싼 논란이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는 AG 금메달에 주어지는 병역혜택을 둘러싼 논란이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 야구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마다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찬사를 받던 분위기와는 분명 달랐다.

야구계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대표팀 선수와 야구 관계자들은 “잘 하면 잘한다고, 못하면 못한다고 이래저래 욕만 먹는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조별예선에서 잇따라 손쉬운 콜드게임을 거두자 수준차가 너무 커서 “AG 야구가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왔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어렵게 이기자 “방심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제의 핵심은 결국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의 가치가 변질됐다는 점이다. 야구는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대만을 제외하면 수준차가 너무 크다. 특히, 프로 정예 1진을 파견하는 국가는 이제 한국이 유일하다.

1994 아시안게임에서 야구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들어온 지 20년이 흘렀지만 격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 대만, 일본의 나눠먹기에서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최근 5번의 대회에서는 한국이 4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타 국가들의 격차는 작게는 프로 1·2군에서 성인팀 대 중고교팀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한국으로서는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망신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한국이 금메달을 따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 일본, 대만을 빼면 야구의 국제적 인지도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뻔한 결과를 보기 위해 아시안게임에 야구 종목을 존속시켜야하는지에 대한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는 AG 금메달에 주어지는 병역혜택을 둘러싼 논란이다. 유독 한국야구만 AG에 올인하는 이유가 사실상 국가의 영예보다 프로 선수들의 병역혜택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태극마크의 가치가 변질됐다는 지적도 있다.

야구는 타 종목에 비해 금메달을 따기 쉬운 게 사실이다. 프로 선수들, 특히 국가대표에 발탁된 수준의 선수들이라면 부와 명예를 거머쥔 스타들이다.

병역혜택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 선수들이라면 상무나 경찰팀 등을 통해 운동을 계속하면서도 해결 할 수 있는 나름의 특혜가 이미 열려 있다. 그런데도 아시안게임 같은 단기전에서 한 수 아래의 아마추어급 선수들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병역혜택까지 얻으려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특혜’이자 타종목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최근 나지완(KIA)을 둘러싼 논란은 야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여론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병역미필자였던 나지완은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나지완은 대만전 우승 이후 인터뷰를 통해 부상이 있음에도 숨기고 야구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이대로라면 한국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계속 독주한다고 해도 팬들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도 일본이나 대만처럼 프로 선수들의 참가를 제한하거나 혹은 축구처럼 연령제한과 와일드카드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국제대회의 병역혜택 제도에 대한 논의와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때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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