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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알샤밥 입단 확정…속죄·명예회복 계기 마련


입력 2014.10.01 11:27 수정 2014.10.01 11:3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알샤밥, 1년 계약 발표..연봉 100만 달러

숱한 논란 속 반전 기회..실력 입증해야

박주영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샤밥에 입단한다. ⓒ 연합뉴스 박주영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샤밥에 입단한다. ⓒ 연합뉴스

무적 신세였던 박주영(29)이 최후의 행선지로 중동행을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샤밥은 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영과 1년 계약을 맺었다”라고 발표했다. 알 샤밥은 박주영에게 한 시즌 동안 100만 달러(약 10억 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2014 브라질월드컵 기간 중 아스날에서 방출된 이후 세간의 시선을 피해 두문불출하며 조용히 소속팀을 물색해왔다.

당초 유럽 잔류를 고집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박주영의 높은 주급과 급격하게 떨어진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 어차피 유럽 이적시장이 문을 닫고 국내 복귀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동행은 사실상 박주영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옵션이었다.

비록 박주영이 지난 3년간 유럽에서 먹튀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여전히 스트라이커로서 매력을 느낄만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영표, 설기현, 조용형, 이정수, 김정우, 이명주 등 최근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며 중동행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유럽 등에 비해 축구 수준은 떨어지지만 높은 금전적 대우가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꾸준한 출전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박주영은 월드컵 이후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월드컵 대표팀 승선 과정부터 빚어진 무임승차와 황제훈련 논란은 본선에서 최악의 부진과 맞물려 박주영에 대한 비판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더구나 월드컵 이후 무적 기간이 길어지면서 런던 올림픽으로 얻은 병역혜택 유지 자격도 도마에 오르는 등 자칫 안팎으로 ‘먹튀’ 논란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동행에 성공한면서 일단 최소한의 명분은 회복할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선수생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서 벗어나 축구 선수로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소속팀이 생기게 되면 병역혜택에 대한 자격 논란도 일단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물론, 박주영이 증명해야할 것은 많다. 특히 박주영의 중동행 확정으로 “유럽에서 불러주는 데가 없으니 결국 중동으로 갈 거면서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시간만 지체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과거에도 박주영은 이적시장에서 매번 ‘모 아니면 도’식의 벼랑 끝 전술을 즐겨 구사했으나, 항상 장기적으로 보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았다.

또 중동팀이라고 주전경쟁을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다. 어느덧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박주영이 3년 가까이 이어진 실전공백을 만회하려면 무엇보다 선수 본인의 엄청난 노력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할 부분이다.

또 주목할 것은 대표팀에서의 명예회복 여부다. 슈틸리케 신임감독은 최근 10월 A매치 명단에서 소속팀이 없는 박주영을 대표팀에 제외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한다”는게 슈틸리케 감독의 입장이다.

이제 박주영의 대표팀 재승선 여부는 다시 초미의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박주영이 새로운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고 기량이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을 증명한 다음의 이야기다.

지난 수년간 대표팀에서 수많은 특혜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박주영은 한국축구에 속죄해야 할 빚이 많은 선수다. 새로운 소속팀을 구하고 축구 선수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선수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축구로부터 누려온 혜택에 따른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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