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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나지완-오재원, 박수 인색한 이유


입력 2014.09.30 09:27 수정 2014.09.30 15:3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꿈꾸던 병역혜택 얻었지만 대회 내내 부진 거듭

나지완 부상 고백, 오재원 유니폼 논란 거세

나지완은 병역혜택을 위해 부상을 숨기고 대회에 참가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나지완은 병역혜택을 위해 부상을 숨기고 대회에 참가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에 성공했지만 대표팀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팬들은 “제대로 된 라이벌도 없는 반 아마추어 대회에 병역혜택만 노리고 참여한 프로 선수들이 무임승차하며 금메달의 가치가 변질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여론의 도마에 오른 두 선수가 바로 나지완(29·KIA)과 오재원(29·두산)이다. 모두 이번 대회 금메달을 통해 병역혜택을 얻었다. 하지만 나지완은 대회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오재원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미필자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대만과의 결승전 이후다. 나지완은 이번 대회 예선 3경기에 나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대만전 벤치를 지킨 나지완은 금메달 확정 이후 인터뷰에서 대표팀 합류 전 이미 부상이 있던 사실을 고백하며 팬들 사이에서 거센 후폭풍을 일으켰다.

나지완은 대표팀 부진의 이유에 대해 “현재는 팔꿈치가 다쳐 뼛조각이 돌아다닐 정도다. 이미 캠프 때부터 주사를 맞고 참았다”며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수술을 할 것”이라는 의사도 내비쳤다.

의도는 대표팀에서 크게 공헌한 게 없는데 대해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려던 것이지만, 나지완의 고백은 오래 전부터 안고 있는 부상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물론 나지완의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대표팀에 승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부상으로 정상적인 기량 발휘가 어렵다면 처음부터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나지완이 이를 숨겼다면 심각한 도의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고, 코칭스태프가 이를 몰랐거나 혹은 알고도 배려 차원에서 이를 묵인했다면 엄연한 직무유기다.

만일 한국이 대만에 패해 우승을 놓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팬들은 나지완의 인터뷰가 알려진 직후 “결국 병역혜택만 노리고 대표팀에 도움이 안 될 줄 알면서도 들어온 것이 아니냐”며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재원을 둘러싸고도 말이 많다.

오재원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유일한 주전 2루수였다. 멀티 플레이어에 가까운 오재원이 서건창-안치홍 등 전문 2루수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기용될 때부터 미필자와 팀별 안배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설상가상, 오재원은 이번 대회에서 예선 대만전 홈런을 제외하면 부진했다. 여기에 해설로 나선 대선배 박찬호와 과거 ‘할리우드 액션’ 진실 공방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또 ‘오재원 유니폼’과 관련된 내용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면서 팬들은 대만전 승리 이후에도 오재원이 진실을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는 질타를 가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가 일부 프로선수들의 병역혜택을 위한 도구로 변질됐다는 비판과 함께 비인기종목과의 형평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대표선수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쳐 야구 대표팀은 우승하고도 크게 박수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프로선수들의 무분별한 병역혜택 허용이나 국가대표의 자격에 대한 제도적 개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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