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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돌이’ 김선형, 조커 넘어 에이스 되려면?


입력 2014.10.01 16:43 수정 2014.10.01 16:4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국제무대서도 통하는 돌파력 ‘대체 불가능한 장점’

수비·외곽슛 약점 보완..세대교체기 한국 이끌어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세대교체기를 맞이하는 한국 농구에 김선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세대교체기를 맞이하는 한국 농구에 김선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연합뉴스

‘날쌘돌이’ 김선형(26·서울 SK)은 한국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한 장점을 갖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스텝을 이용한 돌파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수준이다.

한국이 전패한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도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속공은 어느 정도 통했다. 김선형은 슈터와 리딩가드 위주로 구성된 대표팀 가드진에서 유일하게 돌파를 주무기로 하는 슬래셔형 가드다.

유재학 감독은 김선형의 장점을 살려 대표팀에서는 경기 중반 흐름을 바꾸는 ‘조커’로 기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선형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경기가 바로 몽골전과 카타르전이었다.

한국은 초반 주공격 루트였던 야투 난조와 빅맨들의 부진으로 고전했다. 그때마다 해결사로 투입된 김선형은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를 앞세워 한국이 경기 흐름을 바꾸고 역전승을 거두는데 큰 기여를 했다.

주로 쿼터 막바지 클러치타임에 한국이 마지막 공격기회를 가져갈 때 투입되는 것도 김선형이다. 대체로 기술에서 열세인 한국농구에서 김선형은 외국선수를 상대로 일대일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자신보다 크고 빠른 수비수를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올라가는 김선형의 패기는 보는 팬들의 가슴마저 호쾌하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김선형은 소속팀에서의 비중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되지 못하고 있다. 김선형의 약점은 정교하지 못한 중장거리에서의 슛 셀렉션과 대인방어 능력이다. 문태종, 조성민 등 3점 슈터들을 활용한 공격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대표팀에서 김선형의 외곽슛은 위력이 떨어진다.

유재학 감독이 특히 김선형을 오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수비에서의 불안감 때문이다. 드롭존 같은 변형 지역방어를 쓸 때는 동료들이 김선형의 약점을 보완해 주지만, 필리핀처럼 패스웍이 빠르고 외곽슛이 좋은 팀에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유재학 감독은 김선형이 대인 방어와 몸싸움에 약하다는 단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창의적인 리딩을 주무기로 하는 김태술이나 압박수비와 전술소화에 강한 양동근에 비해 김선형의 출전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선형의 장점은 한국 가드로서는 키가 큰 편이며 1,2번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아직 1번으로 쓰기에는 리딩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2번으로 놓기에는 수비와 외곽슛이 아쉽다 보니 조커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 김선형이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한다면 아시아에서는 충분히 톱클래스의 가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또 한 번의 세대교체기를 앞두고 있다. 김주성, 양동근, 문태종 등은 모두 다음 국제대회 출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노장들이다. 20대 선수 중 이미 한국프로농구(KBL) 톱클래스의 선수로 활약하며 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하고 있는 김선형은 선배들 이후에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야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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