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국-태국]'적은 내부에' 도하 참사가 남긴 교훈


입력 2014.09.22 13:52 수정 2014.09.22 13:5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프로 멤버 주축, 일본·대만 압도하는 전력 구축

자만심·병역혜택 욕심 우려..긴장 늦춰선 안 돼

류중일 감독을 중심으로 한 야구대표팀은 도하의 참사가 준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 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을 중심으로 한 야구대표팀은 도하의 참사가 준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 연합뉴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은 한국 야구사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프로 멤버들이 주축이 돼 금메달을 당연시했던 야구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대만은 늘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취급했던 상대인 데다 일본은 전원이 사회인 야구팀 멤버들로 구성된 팀이라 충격은 더 컸다.

당시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만심이라는 내부의 적이었다. 아시안게임을 가볍게 보고 병역 혜택만을 의식해 지나치게 군 미필자 위주의 선수 구성으로 안이하게 나선 게 화근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대표팀은 입국장에서 성난 팬들의 시선을 피해 뿔뿔이 흩어져야했다.

4년 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명예회복을 하기는 했지만 당시의 아픔은 한국 야구인들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특히,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은 2006년 도하 참사와 맞먹을 정도의 후유증을 한국야구에 남겼다.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통해 실추된 대표팀의 명예를 회복해야한다는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대표팀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는 엇갈린다. 대표팀 출범 단계부터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과 병역 미필자 위주의 구성은 2006 도하 대회 때와 흡사하다. 한국 야구가 과거의 교훈을 잊고 또다시 8년 전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대표팀을 바라보는 기대치는 한없이 높다. 비록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여전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선수들에게도 병역혜택 등 다양한 보상이 주어지는 좋은 기회다.

반면 그만큼 잘해야 본전이라는 부담감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이번 대표팀의 경우, 최소한 우승은 기본이고, 내용 면에서도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대표팀 구성에서부터 구설수가 많았던 만큼 오직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대만, 태국, 홍콩과 B조에 속한 한국은 22일 오후 6시30분 인천 문학구장에서 태국과 B조 첫 경기를 시작한다. 에이스 김광현(SK)이 첫 경기부터 출격할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원투펀치로 꼽히는 김광현을 태국전과 결승전에, 양현종은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대만전에 선발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만큼, 변수로 지적되는 공인구 적응 문제만 해결하면 충분히 전승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대표팀은 태국을 상대로 승패에 대한 걱정보다는 24일 대만전을 대비한 컨디션 조절에 더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에이스 김광현의 투구수를 이닝과 상관없이 50~60개 내외로 조절하는 게 목표다.

가능하면 5회 콜드게임을 통해 경기를 빨리 끝내는 것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이 손발을 맞춘 시간이 부족했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빨리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경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