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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파드 이름의 무게…울고 웃은 첼시·맨시티


입력 2014.09.22 09:07 수정 2014.09.22 15:4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첼시,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선제골

후반 교체투입된 맨시티 램파드 동점골

램파드는 동점골을 넣은 뒤에도 별다른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스카이스포츠 캡처) 램파드는 동점골을 넣은 뒤에도 별다른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스카이스포츠 캡처)

마치 누군가 각본을 짠 듯한 드라마틱한 경기였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프랭크 램파드(36·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서 1-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5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양 팀의 대결답게 시종일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경기 초반 맨시티의 거친 공세에 주춤하던 첼시는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실점하지만 않고 끈질기게 버텼다. 맨시티는 높은 볼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첼시의 두터운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중원에서 거친 플레이로 초반부터 경고가 누적되며 불안요소를 남겼다.

맨시티가 우려했던 상황은 마침내 후반 20분 발생했다. 디에구 코스타를 마크하던 맨시티의 사발레타가 거친 파울로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 당했다. 순식간에 수적 열세에 몰린 맨시티는 당황했고 불과 5분 뒤 교체 투입된 안드레 쉬얼레가 역습상황에서 에당 아자르의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맨시티의 골문을 갈랐다. 무리뉴 감독의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이 멋지게 성공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언제나 중요한 순간에 등장했다. 수적 열세 속에 0-1로 끌려가던 맨시티 페예그리니 감독은 히든카드로 프랭크 램파드를 꺼내들었다. 첼시에서만 13년간 649경기 211골을 기록했던 레전드가 친정팀을 적으로 조우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램파드는 투입된 지 8분만인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제임스 밀너의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극적 동점골을 뽑아냈다. 승리를 거의 확신했던 무리뉴 감독과 첼시 팬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램파드는 극적인 골을 넣은 후에도 표정변화가 없었다. 기쁨에 겨워 달려오는 맨시티 동료들에게 손사래를 치며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친정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동료들과 가벼운 포옹을 나누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는 램파드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양 팀은 결국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램파드로서는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현 소속팀을 위기에서 구했을 뿐 아니라, 친정팀도 최소한 무패행진을 이어갔으니 결과적으로 무난한 균형을 이룬 셈이다.

램파드는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예전의 동료들과 일일이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첼시 원정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박수를 치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첼시 팬들도 램파드의 이름이 걸린 현수막을 흔드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며 이제는 팀을 떠난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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