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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4위?’ 박태환, 2011 상하이 기적 재연할까


입력 2014.09.21 12:40 수정 2014.09.21 12: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자유형 200m 예선서 전체 4위로 결선행 확정

한국 수영 역사상 첫 3개 대회 연속 금 도전

6번 레인에서 결선 레이스를 펼칠 박태환. ⓒ 연합뉴스 6번 레인에서 결선 레이스를 펼칠 박태환. ⓒ 연합뉴스

예선 전체 4위로 밀린 박태환(25·인천 시청)이 2011년 상하이의 기적을 재연하려 한다.

박태환은 21일 오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50초29로 골인, 3조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전체 참가선수 중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박태환은 이날 오후 7시 열리는 결선서 6번 레인에 선다. 금메달을 겨루게 될 중국의 쑨양(중국)은 4조에서 1분48초90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복병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가 전체 2위(1분48초99)에 올랐다.

예선 성적이 기대를 밑돌았지만 이는 박태환의 전략일 수 있다. 특히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의도된 예선 부진으로 경쟁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뒤 우승을 거머쥔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박태환은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전체 7위로 가까스로 결선에 진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1번 레인과 8번 레인 등 가장 끝자리는 다른 선수들의 물살을 모두 받아야하기 때문에 물의 저항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태환의 생각은 달랐다. 출발 총성과 함께 무서운 스피드로 앞서나간 박태환은 초반 50m를 8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25초대로 끊었다. 1번 레인에서 오는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한 승부수였다. 당황한 쑨양이 체력 조절을 포기하며 따라붙었지만 이미 멀리 앞서나간 박태환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은메달을 목에 건 쑨양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박태환의 영리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시 그는 “초반 레이스에서 누구도 앞으로 치고 나가지 않았다. 따라서 1번 레인에 있던 박태환을 의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예선 1위로 4번 레인에 위치해있던 쑨양은 박태환을 시야에 두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4번 레인의 쑨양은 각각 2, 3위에 오른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5번)와 마쓰다 다케시(3번)를 양 옆에 두게 된다. 6번 레인의 박태환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견제하기 쉽지 않은 자리다.

오히려 박태환 입장에서는 작전을 구상하기 용이해졌다. 중심에서 밀려났지만 금메달 경쟁을 벌일 쑨양과 하기노를 한꺼번에 보면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 또는 지난 상하이 세계선수권 대회와 마찬가지로 초반 스퍼트를 펼쳐 시야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한편, 박태환이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더불어 역대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부분에서도 첫 3연패를 이루게 된다. 박태환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를 석권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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