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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겨냥 창업시장 '쑥쑥 크네'


입력 2014.09.18 17:44 수정 2014.09.18 17:47        조소영 기자

통계청, 2010년 말 기준 1인 가구 414만명…2020년에는 588만명 전망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홀로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는 매장 창업 인기"

외식업 기반으로 1인 가구 겨냥한 시장 건강·서비스 등으로 옮겨져

'1인 먹방(먹는 방송)'을 다루는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최근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고독한 미식가 시즌4 7화 영상 캡처. '1인 먹방(먹는 방송)'을 다루는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최근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고독한 미식가 시즌4 7화 영상 캡처.

최근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수입잡화상을 경영하는 이노가시라 고로라는 인물의 '1인 먹방(먹는 방송)'이라고 한줄 요약될 수 있다. 고로는 물품의뢰자가 있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 업무를 해결한 뒤 그날 '자신의 배'가 원하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혼자인 고로는 보통 '1인을 위한 자리'로 마련된 바(Bar)로 안내된다. 이후 고로는 '비교분석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와 다른 사람들이 먹고 있는 메뉴 등을 분석해 가장 맛있는 음식을 고르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나온 음식을 고로는 누구보다 맛있게 먹는다.

단순한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드라마는 현재 시즌4까지 나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은 둘째치고 한국 인기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패러디가 될 정도다. 이러한 인기의 비결은 주인공 고로의 '먹방'에도 있지만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와의 '공감대 형성'이 주요하게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1인 가구는 414만명이며 2020년에는 588만, 2030년에는 709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18일 창업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한 시장도 쑥쑥 크고 있다. 특히 외식시장이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측은 "싱글족을 위해 기존 2인 이상 이용 가능한 테이블을 과감히 쪼갠 '1인용 식탁', '1인용 바'가 등장하는가 하면 홀로 부담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맞춤형 매장 창업이 인기"라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PR 커뮤니케이션기업 웨버 샌드윅이 낸 식품 트렌드 전망 보고서 '푸드 포워드 2014'에서도 1인을 위한 소포장 간편식 및 외식메뉴의 증가 추세 분위기를 담은 단어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들은 올해 글로벌 식품시장 트렌드를 가리키는 단어들 중 하나로 'KISS(Keep It Simple & Small)'를 꼽았다.

1인 가구를 위한 창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매장 형태와 양 그리고 가격이 중요하다. 혼자 매장을 찾아도 부끄럽지 않은 분위기를 갖추는 게 일순위이고 다양한 메뉴를 택해 창업이 가능하지만 양이나 가격면에 있어 홀로 찾는 고객이 감당하기 버겁다고 느끼게 해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대표적 성공 업체로는 커튼을 치는 독서실형 1인 라멘집 '이찌멘'이 있다. 음식 주문은 무인 식권발매기를 통해 가능하고 물 또한 각 자리에 배치된 정수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라멘에 유부초밥까지 곁들여진 대표메뉴 이찌멘 세트는 6500원으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수제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의 경우에는 1인을 위한 대표 자리 형태인 바 테이블을 뒀으며 삼각김밥, 우동 등 전 메뉴가 주문 후 2분 내에 나온다는 게 특징이다. 단무지를 빼고 친환경 재료로만 속을 채운 김밥으로 유명한 '킹콩마더스김밥'은 대표 메뉴 가격이 4800원으로 일반 김밥에 비해 다소 비싼 느낌은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와 '든든하고 건강한 한끼'를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가족 또는 회식메뉴로만 생각됐던 고기류 또한 1인 맞춤형 식당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숯불화로구이집인 '오마에'가 대표적이며 이곳 또한 바 형태의 테이블을 갖추고 있다. 생갈비살 1인분에 1만8000원, 스테이크덮밥 2만5000원 등 가격이 다소 세기는 하지만 정갈하게 맛있는 고기를 홀로 즐길 수 있다.

편의점을 포함해 약 2조원에 달하는 도시락 시장 또한 1인 가구 증가로 확대되고 있다. 한솥, 토마토 도시락, 본아이에프의 본도시락, 로가닉에프앤씨의 쌈도락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업계는 다양한 메뉴 구성은 물론 3000~4000원대의 기본 도시락과 6000원에서 1만원대의 프리미엄 도시락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 '토스트부터 닭강정까지'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지향하는 음식점도 증가 추세다.

이 같은 1인 가구 시장은 외식업계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점차 타업종으로 옮겨붙는 추세다. 혼자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이 많아져 애견센터도 성업 중이며 1인 노인 가구도 많아져 건강 관련 업종들도 차츰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인철 광주대 물류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현재는 1인 식당이 대세이지만 점차 건강, 서비스 쪽으로도 1인 가구를 위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심리치료센터나 애견센터, 심부름센터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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