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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한전부지' 품긴했는데…너무 질렀나?


입력 2014.09.18 16:33 수정 2014.09.18 17:45        김영민 기자

삼성 입찰가 4~5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현대차그룹 5조원 이상 비싸게 낙찰

삼성그룹 막판까지 '침묵 전략' 일관…사활 건 현대차그룹 무리수 유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으면서 낙찰금액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함께 입찰 경쟁을 벌인 삼성전자는 4~5조원 수준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보다 5조원 이상 많은 입찰가를 써낸 셈이어서 그만큼 더 비싼 금액으로 한전부지를 인수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입찰가는 한전부지의 감정가(3조3340억원)와 비교하면 3배, 입찰 경쟁자인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베팅액이 예상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반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종 낙찰금액이 그동안 예상 낙찰가로 점쳐졌던 4~5조원의 2배가 넘다보니 결국 한전의 배만 불려준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정확하게 얼마를 써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적어도 수조원 이상 차이났을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숙원은 풀렸지만 무리한 인수 금액으로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삼성의 '침묵 전략'에 말려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한전부지 입찰 마감 전날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지난 17일 입찰 마감 당일에 입찰에 참여한다는 한줄짜리 자료를 배포한 것이 전부다.

삼성그룹은 한전부지 인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인프라, 상업시설, 문화공간 등을 결합한 'ICT 허브'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참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된 후 첫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됐었다.

결국 철통보안을 유지하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삼성의 전략이 현대차그룹의 '통큰베팅'을 끌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에 삼성보다는 더 절실했던 현대차그룹이 더 큰 금액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낙찰가가 10조원 넘은 것은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입찰 마감 전 삼성측이 10조원 안팎의 입찰가를 제시할 것이라는 잘못된 소문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이번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낙찰은 '통큰베팅'이 아닌 '과한베팅'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입찰가에 대해 다소 무리하다는 반응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및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 위상에 걸맞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제2의 도약을 추구하려는 최고경영층의 구상과 의지를 담아 10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 주가가 급락해 1년여만에 20만원선(오후 1시10분 기준)이 붕괴되기도 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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