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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들' 허웅 포기한 허재 감독 선택 옳았다


입력 2014.09.18 11:43 수정 2014.09.18 11:4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드래프트]슈팅가드 공석으로 선택 개연성도 충분

피하고 싶은 불필요한 관심 등 배려 성격도

허재 감독이 끝내 허웅을 지명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에 심적인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허재 감독이 끝내 허웅을 지명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에 심적인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17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 중 하나는 단연 전주 KCC 허재 감독과 그의 아들 허웅(원주 동부)이었다.

허재 감독의 장남인 허웅은 올해 연세대 3학년에 재학 중으로 얼리 엔트리를 신청하며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대학무대에서 수준급 슈팅가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은 허웅은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상위 지명이 유력한 선수였다.

세간의 관심은 자연히 친부인 허재 감독이 과연 지명권이 돌아왔을 때 아들 허웅을 지명할지에 모아졌다.

2대에 걸쳐 부자(父子) 프로 선수가 탄생한다는 자체가 한국농구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일뿐더러 한 팀에서 뛴다는 것은 더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한국농구 역대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허재 감독의 아들이기에 팬들의 관심도 컸다.

굳이 부자 관계라는 특수성이 아니라도 KCC가 허웅을 원할만한 개연성은 충분했다.

하승진과 김태술 합류로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KCC는 강병현의 이적과 김민구의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주전 슈팅가드가 현재 공석 상태다. 허웅이 KCC에 입단한다면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진다.

KCC는 4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그때까지 허웅이 지명되지 않으면서 자연히 허재 감독의 선택에 촉각이 모아졌다. 그러나 단상에 올라선 허재 감독은 아들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았다. 대신 고려대 출신의 김지후를 지명했다. 허웅은 뒤이어 5순위로 원주 동부의 지명을 받았다.

허재 감독이 끝내 허웅을 지명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세간의 관심에 심적인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팀을 운영해야하는 감독의 입장에서 친아들을 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서로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과 허웅이 그럴 의도가 없다고 해도, 출전시간이나 팀내 비중, 선수단내 위화감 등을 놓고 자칫 원치 않는 구설수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허웅 입장에서도 동부행이 오히려 잘된 일일수도 있다. 이미 농구에 발을 들일 때부터 부친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한 팀에서 뛰었다면 피하고 싶은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어떤 면에서는 허재 감독의 선택이 오히려 아들에 대한 배려인 셈이다.

동부는 부친 허재 감독이 선수시절 마지막으로 활약했던 팀이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허재 감독의 중앙대 후배이자 과거 부산 기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다. 프로 코트 위에서 이제 적으로 재회하게 된 두 부자의 인연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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