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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못한 아스날…더딘 행보 문제점은?


입력 2014.09.17 09:55 수정 2014.09.17 09:58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도르트문트 맞아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다 완패

공격 실마리 풀어줄 미드필드진 불안이 문제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벵거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벵거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아스날의 시즌 초반 행보가 불안하다. 그동안 곪아있던 문제가 속속히 터져 나오고 있다.

아스날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D조 1차전에서 0-2 완패했다.

쉽지 않은 도르트문트 원정길에서 두 골차 패배는 고개가 끄덕여질지 모르나 실상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최근 아스날 경기에서 이렇게 처참한 졸전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슈팅수에서 4-24. 11명으로 싸운 아스날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였다. 심지어 두 팀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격돌해 1승씩 나눠가졌다. 도르트문트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며,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온전한 전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도르트문트의 강한 전진 압박에 맥을 추리지 못했다. 도르트문트는 최대한 라인을 끌어 올려 앞 선에서 아스날을 강하게 압박했다. 아스날은 하프 라인을 넘어가기가 버거웠다. 후방에서 제대로 된 빌드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시로 볼 소유권을 넘겨줬다.

급기야 미드필더들은 볼을 잡고 돌아설 여유조차 없었다. 볼을 잡는 즉시 도르트문트 선수 2~3명이 에워쌓으며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스날은 패스 미스와 탈압박 실패가 끊이지 않았고,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도르트문트는 볼을 빼앗으면 순식간에 빠른 속공으로 연결해 슈팅 기회를 엮어내는 등 아스날을 시종일관 두들겼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2골에 머물렀을 뿐이다.

아스날 미드필더들의 찬스 메이킹과 경기 운영 능력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부터 줄곧 3선 미드필더 영입의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은 미켈 아르테타, 마티외 플라미니를 보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올 시즌부터 주장을 맡고 있는 아르테타는 전성기가 지난 지 오래다. 2011-12시즌 보여준 딥라잉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아르테타는 패스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했으며, 수비에서도 불만족스런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27분에는 어이없는 실수로 헨릭 므키타리안에게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플라미니 역시 뚜렷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플라미니는 지난 주말 열린 맨체스터 시티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노출한 바 있다. 2007-08시즌 보여준 역동적이고 전투적인 모습의 플라미니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강팀과의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무너졌다(맨시티전 3-6패, 리버풀전 1-5패, 첼시전 0-6패, 에버턴전 0-3패). 허리에서 포백 수비 라인을 보호하고, 강한 피지컬로 중원 싸움을 펼칠 수 있는 미드필더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아스날은 맨시티(2-2무), 도르트문트전(0-2패)에서 총 39개의 슈팅을 허용했으며, 각각 2골씩을 내줬다. 두 경기 모두 두 차례씩 골대를 튕겨 나올 만큼 위험천만한 장면이 많았다.

2선 미드필더 조합도 문제다. 맨시티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알렉시스 산체스가 꽁꽁 묶이자 아스날은 전혀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아론 램지와 잭 윌셔는 도르트문트에게 중원을 내줬고, 전진은 커녕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아스날 역대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 메수트 외질의 부진은 너무 길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거쳐 올 시즌 초반까지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벵거 감독은 외질을 왼쪽 측면 윙어로 기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질의 본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가뜩이나 저하된 폼으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측면에서의 외질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과제도 남아 있다. 올리비에 지루의 장기간 부상으로 인해 이적 시장 마감을 앞두고 대니 웰벡을 급하게 공수했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미비하다. 맨시티전에서 골키퍼와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무산시킨 데 이어 이번 도르트문트전에서도 무려 세 차례 결정적 찬스를 골로 매듭짓지 못했다.

전반 30분에는 키어런 깁스의 크로스를 왼발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전반 40분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선 상황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후반 34분에는 압권이었다. 문전 오픈 찬스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허공을 갈랐다.

아스날은 최근 6경기에서 고작 1승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그 1승은 지난달 28일 열린 베식타스와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다. 에버턴(2-2무), 레스터 시티전(1-1무)은 승점 1점을 챙긴 게 다행일 정도로 졸전이었으며, 리그 4경기에서 무려 6실점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스날은 또 다시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리비에 지루는 4개월 동안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고, 마티외 드뷔시는 지난 맨시티전 부상으로 2~3개월 결장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나초 몬레알, 칼럼 체임버스가 작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며, 시오 월콧과 아부 디아비는 복귀 날짜를 알 수 없다.

물론 아직 시즌 개막한지 불과 1개월. 엄격한 잣대와 평가는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아스날의 모습은 그동안의 문제점을 무수히 반복하고 있다는데 있다. 어느 하나 개선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아스날의 현 주소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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