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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캡틴 박’ 박병호…인천 AG서 정점 찍을까


입력 2014.09.17 11:41 수정 2014.09.17 11:44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만년 유망주 꼬리표 떼고 영광의 대표팀 주장 완장

한국 최고 타자 성장, 공식 인정..야구 인생 주가 최고조

야구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된 박병호(왼쪽). ⓒ 연합뉴스 야구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된 박병호(왼쪽). ⓒ 연합뉴스

야구대표팀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선수 각자의 개성과 자존심이 워낙 강하다보니 자칫 균형을 잃으면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다. 감독과 코치가 있더라도 선수단 내에 분위기를 잡아줄 리더의 존재는 그만큼 중요하다.

역대 대표팀 주장은 실력과 경험 면에서 모두 검증이 끝난 베테랑들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 월드베이스복클래식(WBC)에서 잇달아 주장을 역임한 이종범,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진갑용,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봉중근 등은 모두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장들로 거론된다. 모두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고 팀 내에서 맏형 이미지가 강한 선수들이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주장은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에게 돌아갔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대회 주장이었던 봉중근이나 임창용, 강민호 등 경력이 더 많은 베테랑들이 있음에도 의외로 박병호를 낙점했다.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병호에게는 첫 성인 국가대표팀 승선이다. 청소넌대표팀 시절 중심타자로 활약했지만 2005년 프로에 들어선 이후에는 한동안 만년 유망주에 머물며 대표팀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마지막 태극마크가 성남고 3학년 시절이던 2004 세계청소년선수권이었으니 성인이 된 이후에는 진짜 ‘어른’이 된 이후로는 처음 받아보는 태극마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이후 2012년부터 기량이 만개하며 한국야구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태극마크의 운은 좀처럼 따르지 않았다. 2012년 홈런왕과 MVP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이듬해 열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대표팀에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박병호의 포지션인 1루에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등 쟁쟁하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박병호가 뚫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다시 2년의 시간이 흘러 박병호는 더욱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 사실상 3년 연속 홈런왕은 이미 확정적이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4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2003년 이승엽 이후 11년만의 50홈런 고지까지 넘보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갑자기 부상한 ‘반짝 스타’의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었다면,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독보적인 1인자의 위상을 굳힌 셈이다. 대표팀 승선과 주장 선임은 박병호가 현재 한국야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병호는 이미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병역 혜택을 노리는 미필자 선수들에 비하면 동기부여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현재 국내 최고의 타자인 박병호에게 거는 기대와 책임감을 주장 완장이라는 무게에 담았다.

류중일 감독은 “50홈런은 아무나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박병호가 가지고 있는 좋은 기운이 선수단에도 함께 퍼지길 바란다“며 박병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병호가 2014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남은 프로야구 잔여 시즌에서 대망의 50홈런 고지까지 동시에 돌파한다면, 올해는 그의 야구인생에서 기념비적인 한해가 될 수 있다. 오랜 무명의 아픔을 딛고 인생역전의 꿈을 이룬 캡틴 박병호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시원한 장타로 한국야구 전승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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