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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재도약 시동…진화한 ‘교통사고 니킥’ 터질까


입력 2014.09.20 09:38 수정 2014.09.20 12: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사피딘전 패했지만 5라운드 버티며 진가 확인

20일 사토 다케노리와 재기전..그라운드 싸움 조심

상승세가 한풀 꺾인 임현규가 사토 다케노리를 제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 데일리안 DB 상승세가 한풀 꺾인 임현규가 사토 다케노리를 제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 데일리안 DB

올 초 UFC 무대서 첫 패를 당했던 ‘에이스’ 임현규(29)가 부활을 위해 다시 시동을 건다.

임현규는 20일(한국시각) 일본 도쿄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52-헌트 vs 넬슨’ 대회에서 사토 다케노리(29·일본)와 맞붙는다. 판크라스, 딥 등 다양한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영리한 베테랑 파이터다.

임현규에게 지난 패배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깊다. 마르셀로 구이마라에스(30·브라질), 파스칼 ‘전차’ 크라우스(27·독일)를 연달아 넉아웃으로 잡아내며 UFC 웰터급 2연승을 달리다가 급브레이크가 걸렸지만, 배움과 경험의 장이 됐다.

임현규는 한국은 물론 동양권 파이터 중에서도 희소성 있는 캐릭터다. 대다수 동양인 선수가 서구권 상대들에게 사이즈나 파워에서 밀리며 판정 위주의 승부를 펼치지만, 임현규는 정면에서 덩치와 힘으로 압박이 가능하다.

리치가 무려 2m에 달하는데, ‘웰터급의 존 존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듯 좋은 신체를 타고난 덕에 임현규는 자신만의 파이팅 스타일을 펼칠 수 있다. 이는 다른 파이터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한 이유다.

중장거리에서 찔러 넣는 펀치 공격은 물론 묵직한 전진 니킥을 주무기로 구사하는 패턴은 체격조건이 받쳐주지 않으면 쉽지 않다.

마이너 무대 시절부터 임현규가 계속해서 팬들 사이에서 언급된 것도 이러한 이유다. 특히 한창 때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화력을 연상시키는 ‘교통사고 니킥’은 일단 터지기만 하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를 입증하듯 2연속 넉아웃 승리 역시 무릎공격에서 나왔다.

구이마라에스와 크라우스는 힘에서는 만만치 않았지만 기술적으로 아주 뛰어나거나 빠른 선수들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임현규가 충분히 정면전으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첫 패를 안겨준 ‘스폰지’ 타렉 사피딘(28·벨기에)은 달랐다.

테크니션으로 분류되는 사피딘은 날렵한 움직임과 다양한 타격 옵션으로 상대를 서서히 침몰시키는데 능하다. 특히 로우킥 같은 경우는 전 체급을 통틀어 최고 기술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사우스포-오소독스를 번갈아 반복하며 혼선을 주는가하면, 찰 듯 말 듯 킥 타이밍을 조절하며 상대의 로우킥 방어를 무력화시킨다.

여기에 미들-하이킥은 물론 가드 틈새를 꿰뚫고 꽂히는 날카로운 펀치공격도 일품이다. 경기운영 능력도 뛰어나고 흐름자체를 잘 빼앗기지 않아 누구와 붙어도 까다로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피딘은 웰터급 타이틀 전선에서 복병으로 꼽히고 있는 강자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임현규는 그러한 사피딘과 혈전 끝에 판정승부까지 같다.

넘버시리즈가 아닌 ‘UFC FIGHT NIGHT’이었다고는 하지만 메인이벤트로 5라운드 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은 쉽게 맛보기 힘든 큰 경험이다. 집요한 전략가 사피딘의 화력을 끝까지 버텼고 체력과 투지에서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앞으로 임현규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제물로 선택한 다케노리는 파괴력은 높지 않지만 경험이 풍부한 파이터답게 영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가는 타입이다. 두드러진 장점은 없지만 스탠딩-그라운드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전략적 움직임에 능하다. 임현규처럼 화끈하게 상대를 박살내려는 마인드보다 여의치 않을 경우 무리수를 두지 않고 판정까지 길게 가는 타입이다.

적어도 타격전에서는 임현규의 상대가 되기 힘들다. 다케노리 역시 이를 잘 아는 만큼 정면타격전은 피하고 극단적인 아웃 파이팅 전략으로 나설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스타일로 승리까지 따내긴 힘든 만큼 답답해진 임현규가 공격적으로 들어올 경우 테이크다운을 노려 그라운드 공방전으로 경기를 끌고 갈 공산이 크다.

통산 17승 중 6승을 서브미션으로 가져간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자칫 잘못하다가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임현규 입장에서는 다케노리와 그라운드에서 엮이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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