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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성진 사장 수사의뢰… LG측 "통상적 일"


입력 2014.09.14 15:02 수정 2014.09.14 15:51        남궁민관 기자

독일 베를린 현지 매장서 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

삼성 측 "조 사장 파손 확인" 수사의뢰에 LG측 "고의성 없다"

독일 현지 관람객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4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독일 현지 관람객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4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IFA에서 벌어진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측은 해외 출장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을 살펴보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며 향후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삼성의 수사의뢰는 상대가 경쟁업체의 사업부를 관장하는 수장인 데다가 수사 이후 결과에 따라 고소·고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사건의 내막에 업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IFA 기간 중 발생한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과 관련해 조 사장 등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전자제품 양판점 자툰(Saturn)의 현지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LG전자 임직원들이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현지 경찰이 매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이 발생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황당하다"는 입장이었고, LG전자는 "여러 제품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제품이 손상된 것으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세탁기 파손' 논란은 LG전자 측이 매장 측에 파손된 세탁기 4대를 변상 조치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 측이 다른 매장의 제품을 점검하던 중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손괴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현지 경찰에 신고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매장과 삼성전자 측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을 확인했다"며 "이 매장에서 제품을 파손시킨 이는 다름아닌 조성진 사장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국내 전자업계에서 '세탁기 박사'라는 별명을 가질만큼 불릴만큼 세탁기 방면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28년 간 세탁기 사업에만 몰두해 온 인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독일 현지에서는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해당 업체는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켜 소비자들에게 원래부터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품이미지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거짓해명으로 삼성전자의 전략 제품을 교묘히 비하해 당사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데일리안DB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데일리안DB
이는 당시 LG전자 측이 내놓은 공식 입장 중 "경쟁업체들의 제품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특정업체 제품만 유독 손상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아울러 기업간의 올바른 경쟁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가전 및 IT업체와 전력을 다해 경쟁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국내업체의 최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일로 글로벌 세탁기 1위 업체인 당사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검찰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당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해당 매장을 방문해 여러제품을 살펴본 사실이 있다"면서 "해외 출장 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과 그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 측은 "당사가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당사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며 "또 해당 현지 매장은 일반 소비자들 누구든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 볼 수 있는 양판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손된 삼성전자의 제품에 대해 "다른 회사 세탁기들과는 달리 유독 특정 회사 해당 모델은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여러 회사 제품을 똑같이 살펴보고 나왔으나 해당 매장측에서는 지금까지 당사에 어떠한 요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과 지속적인 품질향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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