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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루수 안치홍 ‘홍현우·김종국 넘어라’


입력 2014.09.03 09:37 수정 2014.09.03 09:4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고졸 출신 6년차, 매년 꾸준한 성장 거듭

장타력-주루-수비, 부족한 2% 채울까

안치홍(오른쪽)이 홍현우, 김종국을 넘어 구단 역사상 최고의 2루수로 성장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안치홍(오른쪽)이 홍현우, 김종국을 넘어 구단 역사상 최고의 2루수로 성장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가 KIA 타이거즈는 수많은 영광의 순간만큼이나 각 포지션별 레전드급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른바 일당백 형태의 슈퍼맨들이 큰 경기에서 펄펄 날았고, 그 결과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불패신화’를 창조했다. 유격수 포지션을 맡고 있으면서 타율, 안타, 도루, 홈런 타이틀을 동시에 정조준 했던 ‘천재’ 이종범이 대표적이다.

이종범 이전 올라운드 톱타자의 대명사였던 중견수 이순철은 매우 빠른 발을 가진 준족이면서도 두 자릿수 홈런을 가볍게 때려내는 괴력을 보여줬고, 3루수 한대화는 결정적일 때 강한 면모를 보여 ‘해결사’로 명성이 높았다.

홈런왕 3회에 빛나는 1루수 김성한은 10승(평균자책점 2.89)과 타율 3할(홈런 4위, 타점1위)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2루수 자리에는 선뜻 1명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홍현우와 김종국이라는 걸출한 선수들이 존재했지만 장단점이 뚜렷해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기록만 살펴볼 때는 단연 홍현우다. 홍현우는 역대 2루수 최다 홈런(1999년 34개) 기록 보유자이자 이종범-박재홍-이병규-제이 데이비스 등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들만 가능했던 소수의 30-30클럽 가입자 중 하나다. 포지션을 떠나 타자로만 따져도 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을 남겼다.

그럼에도 홍현우를 역대 최고 2루수로 꼽는 이들은 많지 않다. 홍현우의 2루 수비는 무난한 편이지만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거기에 3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2루수로 활약한 기간도 길지 않았다.

김종국은 이종범과 함께 쌍끌이로 팀 타선을 이끌며 한때 도루왕 타이틀까지 거머쥐긴 했지만 대부분의 선수 생활 동안 아쉬운 공격력으로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발 하나만큼은 준족군단 타이거즈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빨랐다. 하지만 아무리 스피드가 좋아도 출루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김종국은 안타를 잘 때리지도 그렇다고 볼을 잘 골라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김종국은 오랜 시간 타이거즈 내야를 책임진 것은 물론 국가대표로도 자주 활약했다. 수비능력 하나만큼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2루수는 물론 유격수 수비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중견수 이순철이 그랬듯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걸음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은 후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타구를 처리하는 수비가 일품이었다.

아직까지 KIA는 홍현우-김종국을 능가할만한 2루수는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공격-수비 한쪽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선수들인 만큼, 그들보다 앞서려면 공수밸런스가 잘 맞춰진 2루수여만 한다.

팬들은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명으로 크고 있는 ‘무등 아이돌’ 안치홍(24)이 홍현우의 공격력과 김종국의 수비력을 겸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과한 기대일 수는 있다.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지금쯤 30홈런에 근접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도루왕 타이틀에 도전하거나 비약적으로 발전된 수비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가히 유격수 이종범에 준하는 활약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어쩌면 홍현우와 김종국의 장점을 더한 선수를 기대한다는 것은 ‘2루수 버전 이종범’을 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꿈을 크게 가질 필요는 있다.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안치홍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다. 기대치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입단 첫해 고졸 신인 최초 올스타전 ´인기투표 베스트10´, 올스타전 최연소 홈런(19세 23일)과 MVP 선정,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 등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1년엔 2루수 골든글러브도 수상한 바 있다.

이종범 같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안치홍은 타격-장타력-주루플레이 등에서 고루고루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입단 3년차에 3할을 기록했고 4년차에는 20도루에 성공했으며 올 시즌 이미 1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편이라 큰 발전 없이 지금까지의 모습만 오랫동안 유지해도 상당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

더 욕심을 내본다면 안치홍은 절대강자가 없었던 타이거즈 2루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다. 차세대 레전드로 기대를 모으는 안치홍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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