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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내부에서도 "이인호 내정은 시대적 요구"


입력 2014.09.02 09:37 수정 2014.09.02 09:47        하윤아 기자

원로들 "헌법 가치 소중히 하고 역사를 존중하는 사람"

KBS 신임 이사장 후보에 내정된 이인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데일리안 KBS 신임 이사장 후보에 내정된 이인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데일리안
한국방송공사(KBS) 신임 이사장 후보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내정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KBS본부가 신임 내정자의 편향된 역사인식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는 특히 이 내정자가 과거 종편 채널 방송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두고 ‘감동적’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꼬집었다.

그러나 당시 방송에서 이 내정자는 “강연을 대하는 태도나 눈빛, 강연 준비 자세를 봤을 때 정말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감동적이라는 견해를 밝혔으며, 강연 전체의 맥락을 통해 볼 때 반민족주의자라는 마녀사냥 식의 비판이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피력했다.

노조는 이러한 이 내정자의 해석을 두고 편파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더욱이 우리 사회 원로들은 이 내정자를 둘러싼 노조의 주장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 원로는 한 목소리로 “이 내정자는 자유 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소중히 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는 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명예교수의 KBS 이사장 후보 내정에 대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사회 일각에서 비판하는데 그 분은 비판 받을만한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명예교수는 “이 명예교수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소중히 하고 역사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만약 그 부분이 문제가 됐다면 헌법 가치를 소중히 하고 역사를 존중하는 사람이 틀렸다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시대정신 이사장) 역시 “이 내정자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복지제도를 도입해 사회적 평등도 실행하는, 한국 사회가 진보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균형잡힌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했다.

안 명예교수는 그러면서 “그 분의 역사관은 자유주의 역사관 중에서도 진보적 역사관”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가 완전한 자유만을 유일한 가치로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을 위한 평등의 문제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재차 “상당히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정부에 의해 임명된다고 해도 자본의 축에서만 서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안 명예교수는 또 노조의 반발에 대해 “KBS는 정부 소유 기구인데 소유자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의 권리만 인정해달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노조의 편파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상임대표는 “오히려 노조가 편향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사람을 재단하고 있다”며 이 내정자가 식민지 근대화론에 기반한 역사론을 설파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뿌리가 없는 허황된 비난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KBS 이사장에 선임된다면 노조와 갈등 구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이 내정자는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중심이 분명하다. 사람들과의 대화나 소통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갈등 구조를 잘 이겨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실제 KBS 내부에서도 “(이 내정자는)건강한 역사인식을 가진 분으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KBS 노동조합 관계자는 “KBS가 그동안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는 데 부족했다”고 진단하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이인호 이사를 선임한 것은 그러한 시대적 요청이나 필요성을 잘 구현해달라는 요구”라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공식적인 노조 입장과는 상반된 것으로, 내부에서도 이 내정자가 충분한 경륜을 바탕으로 KBS를 이끄는 데 바람직한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견해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오전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이 교수에 대한 이사 추천안을 의결했다. KBS 이사는 방송법 제46조 제3항에 따라 방통위의 추천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KBS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임명돼 이 내정자가 KBS의 새로운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8월 27일 돌연 사표를 제출한 이길영 KBS 이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 명예교수는 원로 역사학자로서 여성 최초 핀란드와 러시아 주재 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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