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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삼성가, 이재현 회장 선처호소 …삼성-CJ 화해?


입력 2014.08.28 16:47 수정 2014.08.29 13:54        데일리안=이강미 기자

상속소송 이후 이건희 회장 입원 중 범삼성가 한목소리에 재계 '촉각'

삼성 "가족간의 정리차원" …CJ "대승적차원 선처호소, 고맙다"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 회장이 항소심 4차 공판 참석을 위해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 회장이 항소심 4차 공판 참석을 위해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범삼성가가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다음달 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특히 2년여에 걸친 유산 상속 소송을 거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데다, 현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환으로 입원중인 상태에서 삼성,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가가 이재현 회장의 선처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 관장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 이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이 지난 19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 제출자 명단에는 이건희 회장의 둘째형인 고 이창희씨의 부인 이영자씨 등도 포함됐다.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이 현재 상태로는 수감 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해달라는 내용과 함께 CJ그룹의 경영차질에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법원에 탄원서가 제출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관련된 기업인 삼성과 CJ, 한솔 관계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회장 일가 문제이기 때문에 법무실에서 공식적으로 파악된 건 없으나 가족간의 정리를 생각해서 (이재현 회장의)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측도 "가족분들의 일이어서 잘은 모르겠으나 가족간의 정리차원한 선처를 호소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범삼성가의 이같은 움직에 대해 CJ그룹 측은 반기는 분위기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 그룹 경영도 차질이 빚어지자 가족의 일원으로 안타까움과 대승적 차원에서 탄원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탄원서를 계기로 가족 간 화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CJ그룹 측은 탄원서가 선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이 예전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금의 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를 해달라는 내용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장의 부재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투자 타이밍을 놓쳐 CJ 그룹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달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지난 2월 삼성-CJ간 상속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난 2년간 송사에 휘말리면서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양측이 관계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장남 이맹희씨 등은 지난 2012년 삼남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을 제기,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과 CJ그룹은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1·2심이 이건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나고 이맹희씨가 지난 2월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삼성가의 형제간 소송전은 마무리됐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가족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가족 간 화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송 대리인을 통해 밝혔다. 이맹희씨도 "소송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양측 모두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한 채 별다른 접촉을 갖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장기간 입원하게 되면서 삼성과 CJ의 화해 문제는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삼성가 형제 중 가장 위인 이인희 한솔 고문은 형제간 상속소송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극도로 자제해왔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총 6200여억원의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비자금 조성과 세금 포탈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지난 2월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후 이 회장 측은 구속집행 정지 연장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이재현 회장 측은 "신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석방을 요청했고 법원은 오는 22일까지 구속집행을 정지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으며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4일 내려질 예정이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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