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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 싱크홀에서 빠져나온 롯데·빠져든 삼성


입력 2014.08.29 15:10 수정 2014.08.29 21:44        박민 기자

삼성물산, 지하철 9호선 공사 토사 예상보다 더 파낸 탓

롯데건설 "계획대로 제2 롯데월드 저층부 개장 추진"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 빈 공간)의 발생 원인을 조사한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은 28일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 공사가 동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연합뉴스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 빈 공간)의 발생 원인을 조사한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은 28일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 공사가 동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연합뉴스

최근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일대에서 발생한 동공(洞空)과 씽크홀이 지하철 9호선을 공사중인 삼성물산의 부실한 시공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롯데와 삼성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싱크홀 발생 원인이 제2롯데월드 건립으로 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온 롯데측은 한시름을 놓게 됐고,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위를 받은 삼성물산은 오욕을 남기게 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8일 서울시 민간조사단이 발표한 석촌동 일대 싱크홀과 동공 발생 원인이 지하철 9호선의 부실한 터널공사로 인한 것이라는 결론을 인정하고 복구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김형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서울시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이번 일은 저희(삼성물산)가 관리하는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저희가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실시공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동공의 주원인으로 저희를 지목했는데 그 부분은 일단 존중하고 추가 조사에 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 민간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석촌지하차도 동공 발생 원인은 삼성물산이 시공중인 지하철 9호선 공사(919공구) 중 실드공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토사관리와 지반강화 조치가 부실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919공구 지역은 과거 한강과 근접해 있어 모래, 자갈의 연약지층이 형성돼 있는 곳인데다 지하차도로 인해 타 구간에 비해 상부 지층의 두께가 약 7~8m로 낮아 무너질 위험성이 높은 곳이다.

이에 따라 지반 침하를 대비한 토사량 관리와 지반 강화조치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은 공사과정에서 이같은 대응이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하차도 구간에서 공사를 시작한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애초 예측한 굴착량 2만3842㎥보다 14% 많은 2만7159㎥의 토사를 파낸 것으로 조사돼 토사량 관리를 실패했다.

지반 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동공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어야 할 경우 수직으로 구멍을 뚫은 뒤 채움재(지반 보강재)를 주입해야 하지만 해당 구간은 이런 채움재 수직 주입이 어려워 보강이 미흡했다.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동공 발생 위치만 봐도 석촌지하차도 왕복 차선 중 지하철 공사 시행되지 않은 하선구간에서 동공이 발견되지 않은 반면, 공사가 시행된 상선 2차선 구간에서만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견됐다"며 원인을 이같이 추정했다.

서울시는 복구부터 보강까지 추가 공사비 전액을 삼성물산에게 물을 입장이어서 삼성물산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석촌 지하차도 일대에서 발생한 동공 위치도ⓒ서울시 최근 석촌 지하차도 일대에서 발생한 동공 위치도ⓒ서울시


반면, 이번 동공이 지하수 흐름과 수위를 고려할 때 제2롯데월드나 석촌호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롯데그룹은 다소 한시름을 놓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민감해진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 건립' 때문에 씽크홀이 발생했다는 의혹에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석촌호수 수위감소 등의 시민 불안감이 남아 있어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을 앞두고 쉽사리 안심할 수 없는 눈치다.

롯데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번 서울시 조사와 별개로 석촌호수 수위 감소와 지반 침하에 대한 외부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오는대로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측은 현재 제2롯데월드는 저층부 조기개장 승인을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며, 월드타워 초고층 공사는 2016년 말 완공을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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