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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울리는 삶의 감동 '두근두근 내 인생'


입력 2014.08.30 01:30 수정 2014.10.16 22:35        부수정 기자

김애란 작가 소설 영화화…강동원·송혜교 주연

추석 가족 관객 겨냥해 따뜻한 메시지 전달 목표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9월 3일 개봉. ⓒ CJ엔터테인먼트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9월 3일 개봉. ⓒ CJ엔터테인먼트

열일곱 어린 나이에 자식을 낳은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이 된 아들에게는 1분 1초가 소중하고 특별하다.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는 한없이 슬프다. 하지만 소리내 울지 않는다. 의젓한 아들이 부모를 위로하고 보듬어준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두근두근 내 인생'은 17살에 아이를 낳은 부모와 선천성 조로증으로 17살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영화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여배우들' 등을 만든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작가는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한 톤과 어린 시선으로 작품에 담아냈다. 이 감독 역시 소설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자칫 신파로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밝게 표현했다.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으로 80세의 신체 나이를 갖게 된 16살 소년 아름이(조성목)를 중심으로 흐른다. 아름이는 아빠보다 어른스럽고 또래 아이들보다 감성적이다. 조로증을 앓고 있지만 언제나 밝고 씩씩하다. 생의 마지막을 앞둔 상황에서 엄마와 아빠의 첫 만남을 소재로 소설을 집필한다.

아름이를 맡은 조성목은 신인 배우임에도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부모와 이별해야 하는 감정, 어른처럼 성숙한 사고를 지닌 소년을 능숙하게 표현했다. 성인 배우들의 연기보다 인상적이다.

아름이의 노인 분장 또한 자연스럽다. 분장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특수분장 전문가 그렉 케놈이 맡았다.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9월 3일 개봉. ⓒ CJ엔터테인먼트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9월 3일 개봉. ⓒ CJ엔터테인먼트

철부지 부모는 강동원과 송혜교가 연기했다. 강동원은 33살에 16살의 아들을 둔 철부지 아빠 대수 역을, 송혜교는 17살에 예상치 못하게 엄마가 됐지만 당찬 성격으로 아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미라 역을 맡았다.

부모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은 비교적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교복을 입은 풋풋한 10대 역할부터 30대 부모의 모습은 어색하지 않았다.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주기보다 친구같이 편한 캐릭터로 표현한 게 주효했다.

아름이 친구이자 옆집 할아버지 장씨 역을 맡은 배우 백일섭과 아름이 주치의로 등장한 이성민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름이의 상태가 나빠지는 극 후반부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아들을 통해 한 뼘 성숙해져 가는 어린 부모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묻는다. 비극적인 상황에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가족의 모습은 '산다는 것'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한다.

또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에 젊음과 꿈 등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젊은 부모의 청춘도 되짚어본다.

아쉬운 면도 있다. 단조로운 전개 때문에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진다. 이야기 자체도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강동원·송혜교의 이름값과 가족애를 전면에 내세운 걸 감안하면 명절용 영화로 추천할 만 하다.

9월 3일 개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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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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