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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골 미스터리? 월드클래스급 능력치 ‘양발’


입력 2014.08.28 09:50 수정 2014.08.28 11:5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올 시즌 4경기 출전해 벌써 3골 '잠재력 폭발'

오른발 슈팅 가능한 상황에서 허 찌르는 왼발슛

손흥민은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허를 찔렀다. ⓒ LG 전자 손흥민은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허를 찔렀다. ⓒ LG 전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벌써 시즌 3호골을 터뜨리며 올 시즌 잠재력 폭발을 예고하고 있다.

레버쿠젠은 28일(한국시각) 독일 바이 아레나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코펜하겐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 대승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1~2차전 합계 7-2로 32개팀이 겨루는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한 손흥민 역시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골과 더불어 올 시즌 4경기서 무려 3골이라는 골 폭풍을 몰아치며 최고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2분 만에 상대 수비수의 볼터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이를 재빨리 키슬링에게 연결했다. 키슬링 역시 욕심내지 않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문전 쇄도를 시도한 손흥민에게 패스, 오른쪽 골대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볼을 빼앗는 과정에서부터 슈팅까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슈팅도 강력했지만, 그렇다고 상대 골키퍼가 아예 반응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코펜하겐의 스테판 안데르손 골키퍼는 팔조차 내밀지 못한 채 골을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는 손흥민의 재능이 숨겨져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유럽 클럽대항전에서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제외하면 아무래도 상대 선수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수비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마크해야할 선수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숙지한다.

골이 들어간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왼쪽 윙포워드인 손흥민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는 스타일의 선수로 통상 오른발잡이가 배치되는 자리다. 여기에 슈팅을 시도했던 위치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이었다. 즉, 오른발잡이가 슛을 때리기 가장 좋아하는 위치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패스 미스를 저질렀던 얀카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다가오자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슛을 쏘아 올렸다. 공격수 특유의 동물적 감각이 엿보인 장면이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슈팅 준비 동작마저 간결하게 처리해 자신이 어느 쪽 발로 슛을 시도할지 골키퍼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축구선수에게 양발잡이의 의미는 상당한 이점을 안겨다 준다. 특히 공격수의 경우 위치를 가리지 않고 슛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골키퍼를 비롯한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오른발을 주로 쓰는 호날두는 손흥민과 같은 왼쪽 윙포워드이지만 왼발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 무차별 슈팅이 가능해졌다. 왼발잡이이면서 오른발로도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는 로빈 판 페르시도 비슷한 예라 할 수 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의 아르연 로번의 경우 극단적인 왼발잡이이기 때문에 공격 루트가 단순하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로번은 빠른 스피드와 환상적인 개인기로 자신의 약점을 메운 유형이다.

올 시즌 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앙헬 디 마리아도 오른발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왼발잡이다. 때문에 지난 시즌 가레스 베일이 이적하자 반대쪽 윙어로 자리로 옮겨야 했지만 적응에 실패했고, 아예 미드필더 라인으로 내려야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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