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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팀' 삼성, 올해도 '최고의 선수' 없나


입력 2014.08.28 08:55 수정 2014.08.28 10: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올 시즌 4연패 유력..개인 성적 뛰어나도 MVP 어려워

올해 강정호-박병호 유력..‘팀 스포츠’ 야구 특성 묻어나

통합 4연패를 바라보는 삼성은 유독 MVP와 인연이 없다. ⓒ 연합뉴스 통합 4연패를 바라보는 삼성은 유독 MVP와 인연이 없다. ⓒ 연합뉴스

올 시즌도 삼성 라이온즈는 압도적인 승률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년째 보아온 익숙한 풍경이다. 2011년 삼성은 승률 0.612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2012년에는 승률 0.611, 2013년에는 승률 0.595로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올 시즌도 28일 현재 승률 0.677를 기록, 정규시즌 4연패가 유력하다. 지난 3시즌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시즌 MVP(최우수선수)와는 인연이 없다. 2011년 MVP는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윤석민(당시 KIA) 몫이었고, 2012년에는 홈런-타점 1위에 오른 박병호(넥센)가 차지했다. 2013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이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MVP는 일찌감치 박병호의 것으로 결정된 상태였다.

올해 역시 MVP는 삼성의 것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나란히 홈런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강타자 듀오 박병호와 강정호다. 박병호는 이승엽 이후 역대 두 번째 3연속 MVP를 노리고 있고, 강력한 경쟁자도 삼성이 아닌 동료 강정호다.

그렇다고 삼성 타자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개인 성적도 우수하다. 최형우(27홈런 79타점 타율 0.374)와 이승엽(27홈런 88타점 타율 0.302), 그리고 나바로(26홈런 83타점 타율 0.317)와 박석민(26홈런 69타점 타율 0.311)까지 무려 4명의 타자가 리그 홈런 부문 8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형우는 현재 타율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승엽은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달성이 유력하다. 홈런-타점 공동 6위, 득점 3위에 올라 있는 나바로는 ‘홈런 치는 1번 타자’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그 누구도 강정호와 박병호, 두 거포 앞에서는 MVP를 노리기 어렵다.

박병호는 역대 6번째 40홈런 타자가 됐고, 강정호는 홈런을 제외한 모든 기록에서 박병호 이상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라는 프리미엄까지 감안했을 때, 현재 MVP 레이스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선수는 강정호라고 할 수 있다.

투수들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임창용과 안지만이 각각 세이브와 홀드 부문 1위에 있지만, MVP의 특성상 구원투수는 그 주인공이 되기 힘들다. 게다가 임창용은 올 시즌 가장 많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벤덴헐크(12승 2패 평균자책점 3.63)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잘 하고 있지만, 밴헤켄(17승 5패 평균자책점 3.45)이나 김광현(11승 8패 평균자책점 3.12)에 비해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없다. ‘타고투저’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친 올 시즌의 특성상 아무래도 투수보다는 타자 중에서 MVP가 나올 확률이 높다.

결국, 올 시즌에도 삼성은 MVP와는 연을 맺기 힘들 것 같다. 최형우가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면 혹시 모르지만, 경기수가 적은 만큼 기록 면에서 박병호와 강정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이승엽도 만 38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두 젊은 거포의 활약이 너무나 대단하다.

삼성의 뛰어난 점은 리그를 지배하는 한 명의 특별한 선수 없이 팀 전체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래서 4년이란 시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것인지도 모른다. ‘최고의 선수’는 강정호나 박병호일지 몰라도 ‘최고의 팀’은 삼성이다.

류현진의 한화도 이대호의 롯데도, 그리고 박병호의 넥센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MVP를 배출하지 못하고도 리그의 역사를 다시 썼고, 올해는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최고의 팀에서 MVP가 탄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한 현상이지만, 그것이야 말로 야구가 ‘팀 스포츠’라는 것을 가장 잘 설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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