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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박주영, 오뚝이 이동국이 해답


입력 2014.08.28 17:34 수정 2014.08.29 09:2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월드컵 부진-아스날 방출, 무적신세로 세월만

과잉보호 속 자생력 실종..오뚝이 이동국 본받아야

박주영은 한국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잉보호와 특혜를 누린 선수다. ⓒ 연합뉴스 박주영은 한국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잉보호와 특혜를 누린 선수다.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5일 9월 A매치 2연전 베네수엘라(5일), 우루과이(8일)와의 경기에 출전할 대표팀 22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명단에 박주영(29) 이름은 없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박주영은 16강 탈락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소속팀에서도 방출돼 현재 무적 신분이다.

박주영에 밀려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서 탈락했던 이동국(35·전북 현대)은 9월 A매치 22인 명단에 포함돼 대조를 이뤘다. 백전노장임에도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를 달리며 기량을 인정받아 다시 한 번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9월 A매치에서 출전기회를 얻으면 대망의 센추리클럽에도 가입하게 된다. 성실한 자기 관리와 대표팀에 대한 열정이 빚어낸 성과다.

박주영은 누가 뭐라 해도 2000년대 한국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공격수였다.

축구재능 면에서는 이동국이나 그 이전 세대의 공격수들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박주영은 명백한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가는 팀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먹튀 취급을 받았고, 병역논란과 황제훈련 등 축구외적인 구설에 오르내리며 팬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이동국도 시련을 겪은 적이 있다.

2002-2006 월드컵 2회 연속 탈락, 2007년 아시안컵의 음주파문으로 인한 자격 정지, 2007년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 시절의 부진과 방출 등 위기는 박주영보다도 더 많았다. 대표팀에서도 팬들의 비난을 받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동국은 수많은 고비를 거쳐 지금도 한국축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건재하다. K리그에서는 통산 득점기록을 갈아치우며 레전드로 거듭났다. 현재 한국축구에 몇 안 되는 정통 스트라이커이자, 장수하는 축구선수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재능과 진정성을 의심하던 이들에게 실력으로 답하고 있다.

박주영에게는 이런 자생력이 없어 보인다. 2011년 아스날 입단 이후 축구인생의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한 번도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냉정히 말해 박주영은 한국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잉보호와 특혜를 누린 선수이기도 하다. 소속팀에서 거의 출전 못하던 시절에도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브라질월드컵에 연이어 발탁됐다.

하지만 그런 특혜는 박주영의 축구인생을 부활시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못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와 한국축구의 몰락을 불러온 '의리사커' 논란은 ‘원칙 붕괴’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이적 시장은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박주영의 이적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축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려야 할 나이에 경기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는 박주영의 모습은 이동국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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