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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연 뛰쳐 나간 이유가 "어차피 국회에 할 일도 없어서"?


입력 2014.08.26 09:00 수정 2014.08.26 10:55        이슬기 기자

국정원 개혁 요구 장외농성 1년만에 또 '투쟁'

당내서도 "잇단 선거 완패, 아직 정신 못차려"

한명숙 전 총리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방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명숙 전 총리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방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거리로 나섰다. 지난해 김한길 전 대표가 국가정보원 개혁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장외투쟁을 시작한 것이 8월27일. 꼭 이맘때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20일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해 26일 현재 7일째에 접어들었다.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계속하자 문 의원이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김 씨가 단식을 멈추지 않자 문 의원까지 “김영오 씨를 살려야한다”며 단식 동참을 선언한 것이다.

문 의원의 단식 돌입은 곧 당 안팎을 들썩이게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끌어 낸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에 대한 반대로 읽혀졌기 때문이다. 앞서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추천하는 특별검사추천위원 4명 중 여당 몫인 2명을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얻어 추천하는 안을 내놨지만, 세월호 유가족 일부와 야당 일각에서 ‘재재협상’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당 상임고문이자 야권의 대표적 대선주자인 문 의원이 단식에 돌입함으로써 사실상 박 원내대표가 상당부분 동력을 잃게 됐다.

곧 다른 의원들도 단식장에 자리를 잡았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뭐라도 행동하겠다”며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더 나아가 단식장 앞에 “유민아빠의 뜻을 이어받자”는 문구를 새긴 피켓을 세우고 "당보다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트윗도 남겼다. 여야 원내대표의 재합의안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또한 전날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부터 실시될 예정이었던 분리국감이 진행되지 못합니다. 국회일정은 파행되지만 제대로 된 투쟁은 없습니다. 광화문에 나와 국민과 어깨 걸고 싸우는 것이 왜 이리도 힘든 것일까요? 어차피 국회 안에서 할 일도 없는데...”라며 동참을 촉구하는 동시에 단식 농성에 참여하지 않는 자당 의원들을 압박하는 듯한 글도 남겼다.

아울러 유승희·은수미·배재정 의원 등과 일부 강경파 의원들도 단식장을 찾아 단식 농성중인 문 의원과 유가족들을 격려했다. 특히 은 의원은 문 의원을 만난 후 향후 단식 움직임에 대해 “단식 붐이 일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새정치연합이 또 다시 국회를 비우고 장외로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내에서조차 “명분 없는 단식”이라는 비판론이 이는 모습이다.

당 중진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의원의 안타까움은 이해가 되지만 당의 대선후보까지 한 사람이라면 지도부가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줘야한다”면서 “(양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하는 중에 강경한 입장을 SNS에 올리고 거리에서 단식에 돌입한 상황은 명분이 없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분명히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는 물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이럴 때일수록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거리로 나서는 새정치연합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익명을 요구한 새정치연합 의원실 한 관계자 역시 "투쟁, 선명성, 심판 등만 내세우다가 선거에서 완패하고서는 또 거리로 나가서 단식 투쟁 같이 하겠다는 것 좀 보라"며 "이 당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성토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의원총회를 진행한 결과, 국회에서도 ‘농성 정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우리 당의 3자협의체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3자협의체를 통한 특별법의 제정을 위하여 새정치연합은 강력하게 투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이날 새벽부터 국회 예결위장에서 농성에 돌입했으며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오전 10시에는 새정치연합 의원 전원이 이 자리에 참석해 대여투쟁결의대회를 열고, 박 원내대표가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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