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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황우석 사태 영화로 만든 이유


입력 2014.08.27 07:44 수정 2014.08.30 01:35        부수정 기자

실화 바탕으로 한 추적극…사회적 메시지 내포

임순례 감독·배우 박해일·유연석 조합 기대

배우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영화 '제보자'는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줄 계획이다. ⓒ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배우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영화 '제보자'는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줄 계획이다. ⓒ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이 영화 '제보자'를 통해 재조명된다.

'제보자'는 줄기세포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면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고스란히 보여줄 계획이다. 거짓보다 진실이 앞서는 사회, 진실을 감추고 은폐하려는 권력, 진실을 밝히는 자들을 마녀사냥으로 매도하는 대중.

영화는 그릇된 사회의 모습을 통해 진실의 가치를 되짚고자 한다. '남쪽으로 튀어'(2013)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등을 만든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박해일 유연석 이경영 등이 출연했다.

앞서 '우생순'을 통해 실화 작품을 선보인 바 있는 임 감독은 25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우생순'에서 노장들의 투혼을 그렸다면 '제보자'에서는 우리 사회의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건을 영화로 옮기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임 감독은 회고했다. 무엇보다 소재가 민감하다. 이 때문에 임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사건의 중심이 되는 실존 인물 몇 명을 만났어요. 양측의 주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주관이 섞이지 않도록 조심했고요. 핵심이 되는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적 이야기를 끼워 넣었죠. 줄기세포의 진위보다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인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극 중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진실을 파헤치는 시사 프로그램 PD 윤민철은 연기파 배우 박해일이 연기했다. 윤민철은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강단 있는 인물이다.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제보자의 진실만을 믿고 사건을 파헤치지만 진실에 다가갈수록 여론과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게 된다.

임 감독을 믿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조금은 놀랐다"며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면서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진실을 추적하는 언론인 역할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배우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영화 '제보자'는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줄 계획이다. ⓒ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배우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영화 '제보자'는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보여줄 계획이다. ⓒ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그는 "윤 PD의 끈질긴 근성과 집요함을 표현하면서 언론인이 참 어려운 직업이라고 느꼈다"며 "취재원을 설득하거나 그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언론인의 고민을 몸소 체험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현직 방송 PD를 만나 그들이 취재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제보하는 연구원 심민호는 배우 유연석이 연기했다. 심민호는 난치병에 걸린 딸의 치료를 위해 이장환 박사(이경영)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해왔다. 그러다 이 박사의 논문이 조작된 사실과 실험 과정에서 벌어진 비윤리적 행위를 알게 된다. 이후 연구팀을 나와 윤 PD에게 줄기세포의 진실을 제보한다.

지난해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순정남 칠봉이를 연기한 그에게 이번 역할은 큰 도전이었다.

유연석은 "전작과는 다른 연기를 하고 싶었다"며 "감독님과 선배님들을 믿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롤모델로 동경해온 박해일 선배와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해일과 유연석의 얼굴은 묘하게 닮았다. 선한 듯하지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양한 얼굴을 지닌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다수의 영화에서 활약 중인 이경영이 이장환 박사를 연기했다. 이 박사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하며 정부 여론 언론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지녔다. 윤 PD가 줄기세포 취재를 시작하자 정치적 외압과 언론을 이용, 그를 압박한다.

이경영은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따뜻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만든 영화"라며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이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화는 "모두가 원하지 않는 진실은 숨겨져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대답은 이제 관객들의 몫이다.

오는 10월 2일 개봉.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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